배달앱 시장 점유율 2위인 요기요가 4월부터 광고 상품을 신규 도입하면서 광고 노출 영역을 확대했다. 자영업자들은 요기요가 기존보다 광고 영역을 늘리면서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는 기존의 ‘우리동네플러스’, ‘우리동네포커스’ 광고를 이달 말까지만 노출하고, 오는 4월 3일부터 주문 연동형 광고 상품인 ‘추천 광고’를 시작한다. 신규 이용자 및 주문 이력이 뜸한 이용자에게 일시적으로 노출되는 팝업형 광고 상품인 ‘요타임딜’은 기존대로 유지한다.

추천 광고는 인공지능(AI)이 이용자의 주문 이력, 클릭 패턴, 찜 등을 분석해 선호할 만한 음식점을 노출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광고들과는 차이가 있다. 음식점이 노출된 횟수나 이용자가 음식점을 클릭한 횟수와는 상관없이 주문으로 이어져야만 광고비가 부과되는 CPS(Cost Per Sale, 판매당 과금) 방식이다.

현재 배달앱 중에서는 쿠팡이츠가 이 방식으로 광고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배달의민족(배민)은 클릭만으로도 수수료가 빠져나가는 CPC(Cost Per Click) 광고 상품을 운영 중이다.

추천 광고 수수료는 자영업자가 직접 설정하는 방식으로, 최소 10%에서 최대 40%까지다. 하루 광고비는 최소 1만원부터 최대 300만원까지 충전 가능하다. 광고 노출 영역은 ▲메인 홈 화면 ▲음식 카테고리 ▲검색 화면 총 3곳이다.

다만, 요기요가 광고 상품을 추가 도입하면서 노출 영역을 늘리고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기존의 우리동네플러스나 우리동네포커스 광고의 경우 메인 홈 화면과 음식 카테고리에만 노출됐다. 우리동네플러스 가입 음식점은 음식 카테고리 내 최상단에 최대 4개까지 노출됐다. 우리동네포커스 가입 음식점은 메인 홈 화면 중간부에 노출됐다.

음식 카테고리 내의 ‘우리동네플러스’ 광고(왼쪽)와 메인 홈 화면 내의 ‘우리동네포커스’ 광고. / 요기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음식 카테고리 내의 ‘우리동네플러스’ 광고(왼쪽)와 메인 홈 화면 내의 ‘우리동네포커스’ 광고. / 요기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요기요는 이번에 이 두 광고 상품을 없애고 추천 광고를 도입하면서, 광고 노출 영역에 검색 화면까지 추가했다. 메인 홈 화면에는 최대 10개 음식점, 음식 카테고리에는 음식점이 최대 5개까지 최상단에 무작위 노출된다. 검색 화면에는 음식점이 최대 4개까지 무작위 노출된다. 광고 노출 영역을 기존 상품보다 대폭 늘린 셈이다.

4월 3일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요기요 ‘추천 광고’. / 요기요
4월 3일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요기요 ‘추천 광고’. / 요기요
배달앱들은 광고 상품 범위를 확대하거나 상품 수를 늘리면서 수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앱들의 광고 상품 확대가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다고 비판한다. 배민의 경우 지난해 10월 ‘주문 많은 순’ 등 정렬 필터를 설정하더라도 정률제 광고 가입 음식점을 최상단에 노출하는 방식으로 노출 범위를 확대했다. 광고 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들은 노출 순위가 밀리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가입할 수밖에 없다.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배달앱들이 광고 상품을 추가하는 이유는 기존 서비스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수익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명백한 상황이다"며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배달앱 수수료를 낮추고 광고 상품을 줄여달라고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상황인데 수익만 추구하려고 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꼬집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내 광고는 음식점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마케팅 툴이다"라면서도 "다만 소상공인 간 경쟁을 부추기는 구조는 반발을 살 수 있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배달앱 시장에서 2위인 요기요까지 광고를 추가하면서 가입해야만 더 많이 노출되는 방식으로 간다면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면서 "광고비에 대한 부담은 결국 소비자들이 내는 배달비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괜찮지만 과도한 것은 시장의 경쟁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