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의 확산에 대비,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 대비에 나선다.

(오른쪽)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금융위
(오른쪽)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 제3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금융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5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3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실무작업반을 개최했다고 16일 밝혔다. 은행의 자본적정성과 충당금 제도를 정비해 위험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자본적정성 관련 제도 정비를 통해 신용팽창 시기 추가 자본을 적립할 수 있도록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의무를 부여할 방침이다.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급증한 여신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 2분기에서 3분기 중 실시한다. 또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해외사례를 고려,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추가자본 적립 의무를 포함하겠다는 게획이다.

충당금 제도는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상반기 중 시행된다.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을 도입해 정비한다. 금융위는 향후 은행의 예상되는 손실에 비해 대손충당금이나 대손준비금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추가 적립을 요구하게 된다.

또 매년 예상 손실의 전망모형을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은 금감원에 적정성을 점검한 결과를 제출, 점검결과가 미흡하다고 판단되면 개선요구 등 조치가 이뤄진다.

이에 학계, 금융권, 연구기관의 전문가들은 손실흡수능력 확충 시 비은행권의 건전성을 고려하고, 신용사이클과 유사한 부동산 경기흐름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제안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까지 폐쇄됐으나, 우리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이 사태로 금융시장의 변동성·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만큼 금융권의 건전성 제고가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했다.

김 부위원장은 "스몰라이센스와 특화전문은행 등 은행권 내 경쟁 촉진 방안은 계획대로 6월말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