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2조원이 넘는 적자를 본 가운데 임직원 평균 급여는 전년 대비 20.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가 아닌 2021년 호실적에 따른 성과급이 반영된 영향이다.

하지만,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올해와 내년 급여 사정은 나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회복을 위해 올해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등 허리띠를 졸라맨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뉴스룸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 뉴스룸
16일 LG디스플레이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2년 임직원 평균 급여는 9400만원으로 전년(7800만원)보다 1600만원 늘었다. 전체 직원 수는 2021년 2만 7702명에서 지난해 2만 9272명으로 5.6%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했다. IT사업부는 기본급의 640%, 기능직은 600%, 나머지 직군은 590%를 받았다. 임직원 임금도 평균 8% 인상됐다. 회사는 2021년 매출 29조 8780억원, 영업이익 2조 2306억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하며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의 지난해 보수는 총 24억 300만원이다. 급여 13억 9200만원과 상여 10억 11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전년(13억 4000만원) 대비 80% 늘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대형 OLED 대세화를 위한 사업 기반 확보, 플라스틱 OLED 사업 안정성 강화, 회사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성과급 지급은 물론 임금 인상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2022년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냈으며, 수익성이 낮은 국내 LCD TV 패널 생산 라인을 정리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다. 이미 사무직 전원을 대상으로 자율 휴직 신청을 받는 등 임금 줄이기에 돌입했다. 자율 휴직 신청자는 최장 12개월간 휴직할 수 있고, 급여는 고정급의 50% 수준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주주총회에 오르는 재무제표 승인 안건에 결산배당을 포함하지 않았다.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650원을 배당하며 총 2325억원을 현금배당에 썼다. 이사 보수 한도 역시 기존 60억원에서 45억원으로 25% 줄일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의 비용 감축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업황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적자폭이 완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는 1월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연간 전망에 대해 "상고하저의 트렌드가 예상되며 거시경제가 매우 좋지 않아 상반기에도 수요부진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자사가 선택할 수 있는 과제는 대규모 비용 축소다"라고 설명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