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놀라울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GIA(Global Industry Analysts)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2020년 1525억달러(200조원) 규모에서 2027년 5088억달러(666조원)로 성장해 연평균 18.8%에 달하는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역시 이제 성장하는 단계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의 2020년 국내 매출액 합계는 1조3500억원으로 국내 의료기기 시장(7조8000억원)의 17.3%에 달했다. 아직까지 전체 글로벌 시장 규모에 비해 매우 적은 비중(0.7%)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부와 기업의 여러 노력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초기에는 국가 연구과제를 수주 받아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경우가 많았다. 이렇게 국가 R&D 및 기업 자체 자금을 투자해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기간은 최소 1년에서 많게는 3년 이상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실제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쌓일수록 제품의 성능과 효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외국에서 많은 데이터를 축적한 제품들이 아직 국내 시장이 성숙하지 못한 우리나라에 수입됐을 때를 생각해보자. 국민의 세금과 우리 기술로 개발한 제품들이 도리어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런 만큼 먼저 자국 내 시장의 규모와 기술력을 가진 기업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 입장에서도 국내 데이터를 많이 쌓을 수 있다면 세계 시장에 진출했을 때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국내 시장과 기업을 잘 키워 가면서 동시에 상황에 맞춰 세계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 세계화를 위해서는 각국의 보건의료제도에 대한 이해와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다. 세계 각국은 저마다 매우 다른 보건의료체계를 가지고 있다. ‘의료는 문화’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각국의 보건의료제도의 차이는 생각보다 매우 크다. 이 부분에 대한 이해와 정부의 지원이 없으면 수출과 글로벌화는 요원하다.

다행히 지난 2월 28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언급된 중요한 주제 중 하나가 바로 바이오 및 의료기기 산업의 글로벌화 추진이었다. 이날 정부는 향후 5년 간 디지털 헬스케어 등 유망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연구개발과 대폭적인 투자를 통해 신시장을 선점할 것이고 밝혔다.

또 국내 제품에 대한 실증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각국 규제에 대한 맞춤형 전략과 대응도 수립한다고 했다. ‘K-디지털 헬스케어’를 위해 꼭 필요한 지원책들이 포함되었다고 본다.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이제 막 시작이다. 국가 예산과 국내 기업의 기술이 투입된 만큼
우리나라 국민이 먼저 혜택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 더불어 국내 시장에서 검증받아 많은 데이터를 쌓은 제품들이 세계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분야인 만큼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이런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술과 우수한 제품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세계로 나아가려는 기업가 정신이 필수다. 정부의 과감한 지원 및 투자와 더불어 스스로 성공을 쟁취하려는 기업인들의 도전의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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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재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 sj.song@lifesemantics.kr

송승재 벤처기업협회 디지털헬스케어정책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업경제혁신위원회 위원, 기획재정부 혁신성장추진기획단 자문위원, 중소벤처기업부 규제자유특구위원회 민간위원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디지털 헬스 전문 기업 라이프시맨틱스 대표로서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산업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다양한 역할을 통해 비대면 진료를 포함한 디지털헬스 업계 발전을 위한 활동을 활발히 펼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