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전 삼성전자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통해 LG전자의 OLED TV 번인(Burn-in·장시간 TV를 켜 놓았을 때 화면에 잔상이 남는 것) 현상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영상 제목은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 '알아두면 쓸모있는 TV 상식, 번인 현상 왜 생기는 걸까’다.

LG전자는 이후 번인에 대한 보증을 확대하며 OLED TV 대중화를 위한 행보를 지속했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올레드 TV 번인 발생 시 ▲2년 무상 ▲3년 패널값의 5% 고객부담 ▲4년 패널값의 10% 고객부담 ▲5년 패널값의 15% 고객부담 ▲6년 패널값의 70% 고객부담 ▲7년 패널값의 80% 고객부담 등으로 국내 보증 정책을 개선했다.

소비자는 TV를 포함한 다른 LG전자 가전 제품을 1년간 900만원 이상 구매하면 무상 보증기간을 3년으로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 2023년형 TV 신제품 올레드 TV(왼쪽)와 네오 QLED 8K / 삼성전자
삼성전자 2023년형 TV 신제품 올레드 TV(왼쪽)와 네오 QLED 8K / 삼성전자
올해 3월 국내 시장에 OLED TV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아직 OLED TV에 대한 별도의 보증 정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하지만 LG전자처럼 번인 발생 시점에 따라 세분화 한 보증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소비자가 장기간 실사용한 사례가 없는 만큼 내부 검토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OLED TV는 QLED 등 기존 삼성전자 TV와 마찬가지로 무상 보증 기간이 2년이다"라며 "아직 기간별 번인 보증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지만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2017년부터 자사 QLED TV의 번인 현상에 대한 '10년 무상보증 프로모션'을 글로벌 시장에서 시행했다. LCD 패널을 탑재한 QLED TV의 번인 발생 가능성이 OLED TV 보다 현저히 낮아 가능한 정책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최근 이 정책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OLED TV는 QD-OLED 패널을 쓴 제품으로 LG전자 OLED TV와는 발광원이 다르다. QD-OLED는 퀀텀닷을 내재화한, 백라이트가 없는 자발광 디스플레이다. 청색 소자를 발광원으로 쓰며, 적녹청(RGB)의 QD 발광층을 더한다. RGB 픽셀 만으로 색을 구현하며, RGB 컬러를 표현할 때도 밝기가 떨어지지 않는다. 백색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OLED(WOLED)와 다른 양산 방식이다.

17일 북미 IT 리뷰 매체인 알팅스는 2월 삼성전자, LG전자, 소니의 OLED TV 제품에 2개월간 동일한 횟수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삼성전자, 소니의 QD-OLED TV가 영구적인 번인 가능성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알팅스는 삼성전자의 QD-OLED TV 모델인 S95B와 A95K, 소니의 A80J, A90K 모델에서 이미지 잔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