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은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 세계가 당면한 난제 해결을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1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하는 글로벌 개발자 콘퍼런스인 GTC 2023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에 더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보였다.

GTC 2023은 21일 0시에 젠슨 황 CEO의 키노트를 시작으로 AI, HPC, 클라우드, 생성 AI 등 다양한 주제에서 전 세계 기술 전문가 및 비즈니스 리더들이 참여한 650개 이상의 세션을 진행한다.

젠슨 황은 GTC 2023 키노트에서 AI 모델 훈련에 최적화된 엔비디아 DGX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DGX 클라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에퀴닉스 등이 제공하는 DGX 클라우드에서는 커스텀 LLM(Large Language Model)을 위한 네모(NeMo), 이미지와 비디오 등을 위한 피카소(Picasso), 신약개발 등 바이오산업을 위한 바이오네모(BioNeMo) 등이 준비됐다. 이 외에도 반도체 혁신 가속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 활용이나 메타버스 확장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눈길을 끌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 영상 갈무리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엔비디아 영상 갈무리
인공지능 모델 훈련 환경에 최적화된 ‘DGX 클라우드’

엔비디아가 이번 GTC 2023에서 소개한 ‘DGX 클라우드’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필요한 커스텀 인공지능 모델의 제작과 훈련 과정을 위한 ‘서비스형 훈련’ 모델이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에퀴닉스 등을 통해 제공될 ‘DGX 클라우드’ 서비스는 엔비디아의 DGX 시스템을 클라우드 모델로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소프트웨어 스택 등이 DGX 시스템과 동일하게 구성되어 인공지능 훈련 워크로드를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 어디서나 운영할 수 있다.

‘DGX 클라우드’는 엔비디아의 DGX 시스템과 고성능 네트워크, 스토리지 기술이 결합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엔터프라이즈 AI 환경을 위한 ‘엔비디아 AI 엔터프라이즈’, 생성형 AI 모델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하는 ‘엔비디아 AI 파운데이션’이 적용됐다. 엔비디아는 현재 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와 기술 등에 특화된 ‘커스텀 AI 모델’을 사용하고자 하는 의향이 강하며, 이런 기업 고객들의 ‘커스텀 AI 모델’ 제작과 훈련에 DGX 클라우드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DGX 클라우드에는 세 가지 영역의 특화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다 /엔비디아 영상 갈무리
DGX 클라우드에는 세 가지 영역의 특화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다 /엔비디아 영상 갈무리
DGX 클라우드에는 크게 세 가지 영역의 특화 서비스가 마련됐다. 먼저, ‘NeMo’는 커스텀 LLM 제작과 훈련을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다. GPT 시리즈 모델 등을 지원하고, 기업의 자체 데이터를 사용한 모델 커스텀과 추론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서비스는 개발 환경이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과 API로 연결되어 활용될 수 있다.

‘Picasso’는 이미지, 비디오, 3D 모델을 위한 커스텀 AI 모델 제작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어도비, 게티이미지, 셔터스톡 등이 이 서비스를 활용하는 파트너라고 소개됐다. 엔비디아는 AT&T가 엔비디아의 AI 엔터프라이즈와 옴니버스 엔터프라이즈 등을 포함한 ‘AI 풀 스위트’를 도입하고, 데이터 프로세싱과 네트워크 경로 최적화에서 메타버스 서비스 구현에 이르기까지 전사적으로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BioNeMo’는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의 운영과 커스터마이즈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사전 훈련되고 최적화된 오픈소스 모델로 주요 바이오 모델을 지원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API로 연결 가능하며, 전체 워크플로우에 매끄럽게 통합할 수 있다. 암젠(Amgen)은 이를 활용해 신약 개발을 위한 모델 생성과 예측 단계에서 큰 시간 단축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엔비디아는 메드트로닉(Medtronic)과 협력해 AI 플랫폼 기반 실시간 메디컬 디바이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의 결과물이 될 메드트로닉의 ‘GI 지니어스’ 인텔리전트 엔도스코피 모듈은 연말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될 예정이다.

기술 혁신을 위한 AI와 클라우드 활용 확대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이 클라우드로 확장된다 /엔비디아 영상 갈무리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이 클라우드로 확장된다 /엔비디아 영상 갈무리
엔비디아는 이번 행사에서 반도체 제작 단계에서의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는 ‘cuLitho’를 선보였다. 현재 반도체 공정이 극도로 미세화되면서 최적화된 ‘포토 마스크’ 설계를 위한 연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인프라는 시장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실리콘 혁신을 뒷받침하기에 비효율적이라는 점이 지적됐다.

엔비디아가 ASML, 시놉시스, TSMC 등과 협력해 선보인 이 ‘cuLitho’는 실리콘 제작의 ‘포토 마스크’ 설계 알고리즘을 개선한다. 엔비디아는 기존에 CPU 중심으로 운영되던 포토 마스크 설계 분석 작업에 GPU를 도입함으로써, 마스크 프로세싱 시간을 2주에서 하룻밤 정도로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작업에서 4만 대의 CPU 시스템이 하던 작업을 500대의 DGX H100 시스템이 대체함으로써 공간과 소비전력, 이산화탄소 배출량 모두에서 큰 절감이 가능하며, 향후 칩 혁신 가속을 위한 새로운 제조공정 시도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선보인다. 엔비디아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서비스 형태의 ‘엔비디아 옴니버스 클라우드’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통해 올 하반기부터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2세대 OVX 기반 인프라와 서비스형 엔비디아 옴니버스 코어 플랫폼, API, 파운데이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구성되어 구독형 모델로 제공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산업용 메타버스를 위한 협력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플랫폼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사용자들에 옴니버스 플랫폼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협력 내용으로는 2분기로 예정된 애저 기반의 옴니버스 클라우드 배포, 마이크로소프트 365 앱의 팀즈, 원드라이브, 쉐어포인트 등에 옴니버스 통합, 애저 IoT와 옴니버스의 연결로 애저 디지털 트윈의 실제 센서값의 옴니버스 모델에 연결 등이 꼽혔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