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관계사 자금 횡령 혐의로 사임한 강지연 대표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이사회 재편에 나선다.

22일 빗썸코리아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임정민 후보와 고두민 후보를 사내이사 후보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빗썸코리아는 오는 30일 열리는 제9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더불어 임기가 만료되는 이정아 부사장(사내이사)에 대한 재선임 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빗썸코리아 이사회는 이재원 빗썸코리아 대표를 포함, 김상흠(사내이사), 이정아(사내이사), 장현국(사내이사), 강지연(사내이사) 등 5명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관계사 대표인 강지연 이니셜 대표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사내 등기이사에서 사임하며 사내이사 2석의 공석이 발생했다.

빗썸코리아는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이 지주사인 빗썸홀딩스 지분 65%을 차지하고 있으며, 단일 최대 주주인 비덴트는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강지연 이니셜 대표는 지난 2020년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로부터 관계사들의 지분을 인수, 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의 대표에 오르며 빗썸의 실권을 잡았다.

강 대표는 또한 지난해 불거진 빗썸 관계사 횡령 사건의 핵심인물 강종현씨의 여동생이다. 그는 지난해 9월경 강종현씨와 관련해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같은달 말일 등기이사직을 사임했다.

비슷한 시기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또한 사내이사직을 내려놨다. 지난 2021년 비덴트에 300억 가량을 투자하며 사내이사에 오른 장 대표는 임기 만료를 1년 앞둔 지난해 10월 사의를 표했다. 당시 위메이드측은 양사가 더 이상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 판단해 이사회 참여를 그만둔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비덴트는 반년 가까이 공석이던 사내이사 자리를 채우게 된다. 차기 이사회는 이재원 대표와 아이엠아이(구 아이템베이) 출신인 김상흠 이사, 빗썸코리아 창립멤버인 이정아 부사장에 더해 비덴트 출신 인사 두 명으로 재편된다.

신규 사내이사 후보에 오른 임정근 후보자는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직을 역임했다. 임 후보는 지난 2021년 비덴트가 강지연 대표의 영향력 하에 놓인 이후 비덴트의 사내이사를 지내온 인물이다.

또 다른 후보인 고두민 후보 역시 비덴트측 인물로 분류된다. 고 후보는 비덴트 기획실 상무로, 대호에이엘 사내이사 또한 맡고있다. 대호에이엘은 지난해 비덴트가 경영권을 인수하며 고 후보를 포함해 비덴트 관계자 3명을 이사로 선임했다.

한편 이달 주총에서는 사내이사 선임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 감사 보수한도 승인 ▲감사 선임 등 5개 안건이 상정됐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