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액티비전) 인수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를 반대하던 유럽연합(EU)과 영국이 입장을 선회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MS가 연내 액티비전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으면 PC, 콘솔 등 기존 게임 사업뿐 아니라 클라우드, 앱마켓,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접목해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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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업계에 따르면 영국 경쟁시장국(CMA)과 EU집행위원회는 4월 말 MS의 액티비전 인수 승인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는 최근 MS가 반독점 우려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을 참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MS는 닌텐도를 비롯해 엔비디아, 유비투스, 부스터로이드 등 글로벌 게임사에 액티비전의 핵심 프랜차이즈인 ‘콜 오브 듀티’를 10년간 공급하겠다는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영국 경쟁시장국(CMA)은 성명서를 통해 "MS의 액티비전 인수가 콘솔 게임 시장 경쟁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업계가 MS의 액티비전 인수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특히 MS는 현재 액티비전 인수에 부정적인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유럽과 영국의 인수 승인이 재판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미 재판부가 액티비전의 핵심 타이틀을 경쟁사에 제공하고 반독점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릴 경우 인수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는 MS가 액티비전 인수를 마무리하면 글로벌 게임 시장 내 지배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내다본다. 이미 MS가 경쟁사인 소니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데다가 구글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타디아’의 운영을 종료하면서 그 반사이익까지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MS가 액티비전 타이틀을 제공하면 더욱 입지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MS는 EU의 앱마켓 독점 해소를 위한 새로운 정책에 따라 엑스박스 앱스토어 구축에 돌입한다. 이를 통해 구글과 애플과 본격적인 경쟁을 치루게 된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까지 확대 가능성이 열리는 셈이다. 또 액티비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메타버스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업계 관계자는 "MS가 콜 오브 듀티를 경쟁사에 10년간 제공해도 오히려 이득이 더 많을 것이다"라며 "연내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게임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