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라는 건 신기하다. 한 순간에 다른 감정이 생겨버리는 경우가 잦다. 너끈히 할 수 있던 일도 힘들고 우울하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기력에 빠지게 한다.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스스로에게 건 기대가 무너졌을 때, 주저앉고 싶을 때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자기효능감이나 자존감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자기효능감은 성공 경험의 누적으로 형성된다. 작은 성취 하나하나가 쌓여 난관을 만났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다.

화이트큐브는 이런 자기효능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습관 형성 플랫폼 ‘챌린저스’를 개발했다. 챌린저스는 자기 스스로와 승부를 걸어 목표를 달성하게 만드는 다양한 챌린지를 운영하는 플랫폼이자 앱 서비스다.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는 "스스로 내건 목표를 달성하면 자기효능감이 높아진다"며 "이용자는 챌린저스에서 작은 목표를 달성하면서 성취감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 화이트큐브
최혁준 화이트큐브 대표. / 화이트큐브
작은 성취 쌓여 효능감 높인다

최혁준 대표는 2018년 대학 친구 3명과 화이트큐브를 창업했다. ‘빙 앤드 두잉(Being and doing)’이라는 직장인 동아리를 운영한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빙 앤드 두잉은 참가자 각자 목표를 정하고 4개월 동안 2주마다 만나서 목표 실천 과정을 점검하는 모임이다. 그는 7년 동안 빙 앤드 두잉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더 쉽게 달성하도록 도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챌린저스는 2019년 1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빙 앤드 두잉을 운영하며 얻은 노하우를 집약했다. 챌린저스는 주 3회 운동가기, 영양제 챙겨먹기 등 일상 속 챌린지에 참가비를 건다. 이용자는 목표 달성률 85%를 넘기면 참가비 전액을 환급받는다. 참가비를 거는 이유는 작심삼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목표도 구체적으로 특정 기한을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모호한 목표는 작심삼일 가능성이 커서다. ‘한 달 동안 주 2회 이상 헬스장 가기’가 구체적 목표라면 ‘올해 운동하기’는 모호한 목표다. 이는 챌린저스 이용 성과로 이어졌다. 챌린저스는 누적 160만명의 회원이 762만건의 도전을 진행했다. 목표 달성률은 90%가 넘는다

최 대표는 "새해가 되면 금주, 금연, 다이어트 같은 목표를 세우지만 금방 포기하는 이가 많다"며 "행동과 마음가짐을 바꾸려면 돈을 걸고 여러 사람과 함께 구체적인 작은 목표부터 하나씩 기한을 정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목표를 달성했을 때 스스로에게 보상을 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런 요소가 모여 성공 경험을 극대화한다"고 덧붙였다.

목표 달성을 위한 행동심리학과 행동경제학

최 대표가 빙 앤드 두잉부터 챌린저스까지 자기계발을 돕자고 마음먹은 계기는 대학 시절 들은 심리학 강의 때문이다.

그는 서울대 공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재학 중이던 어느 날 최인철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의 강의를 수강했다. 그는 그 강의에 감명받아 최 교수의 저서를 다 읽었다. 행동심리학과 행동경제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최인철 교수는 행복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는 심리학자로 서울대 행복연구센터장이기도 하다.

최혁준 대표는 "각각 월급과 성과급으로 200만원을 받으면 같은 금액이지만 이를 쓸 때의 마음가짐은 다르다"며 "경제학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런 심리를 연구하는 행동심리학과 행동경제학이 챌린저스에 녹아 들어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헬스장에 매월 5만원씩 내고 있어도 잘 가지 않던 사람이 가지 않을 때 벌금 1만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상황이 되면 헬스장에 간다. 5만원의 손실은 참을 수 있던 이가 6만원은 참지 못한다. 이는 경제학적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그는 "헬스장 이용권 5만원은 돈을 낸 순간 헬스장을 이용할 권리를 획득하면서 상황이 끝난다"며 "헬스장을 가지 않을 때 내야 하는 1만원은 헬스장을 가면 내지 않아도 되는 벌금이라 의지를 건드리는 다른 개념의 돈이다"라고 설명했다.

"작은 도전으로 큰 변화 이끌겠다"

최 대표는 챌린저스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큰 변화를 이끌고 싶다는 강조했다. 스티브 잡스의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면서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 듯 챌린저스로 많은 이의 자기효능감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그는 "글로벌에 진출해 10억명쯤의 이용자를 확보하겠다"며 "많은 이가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이의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데 이바지하고 싶다"며 "하루하루 더 만족스러운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