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LG가 식자재 업체 아워홈이 오너 일가 장남 구본성 명예회장의 고액 배당 요구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아워홈은 31일 입장문을 통해 "매각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가 회계법인 고용 또는 연계도 없이 회사 이익의 10배가 넘는 배상을 요구하며 회사 가치를 하락시키는 상황 자체가 정상적이지 못하다"고 밝혔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딸 구지은 부회장. / 뉴스1
구본성 전 부회장과 딸 구지은 부회장. / 뉴스1
아워홈은 지난 20일 진행한 이사회에서 구 명예회장이 제안한 ‘2966억원 배당 요구’를 주주총회 안건으로 채택했다. 안건이 가결되면 아워홈 지분 38.56%를 보유한 구 전 부회장은 1144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구 명예회장은 "아워홈은 현재 5000억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누적돼 있는 상황이다"면서 "지분매각의 효율성을 기하고자 배당을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워홈 측은 "2022년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구 전 부회장은 1000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한 바 있다"며 "올해에도 순이익의 10배가 넘는 2900여억원의 배당금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대해 회사는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구본성 주주는 2021년 보복운전으로 유죄를 선고받았으며, 임원 보수 초과 수령, 상법 및 회사 내부 규정 무시 등 경영 능력 부재와 함께 회사를 위기에 이르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현재는 대표이사 시절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이다"며 "회사의 안정을 위해 조속한 진행과 결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2월 검찰 수사를 앞두고 지분매각 의사를 밝힌 후 소환이 연기된 바 있으며, 당시에도 매각보다는 혐의에 대한 정상 참작과 경영권 탈환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아워홈은 구 명예회장이 언급한 이익잉여금 등에 대해서도 "창사 이후 이익에 대한 누적 수치이며, 일반적으로 회사의 성장을 위해 투자, 자산 등에 투입되는 금액으로 배당금으로만 활용될 수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이다"라고 꼬집었다.

황혜빈 기자 empt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