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다음주 방한하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서울 광화문과 부산 북항 등 곳곳에서 기업의 네트워크를 가동해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벌인다.

BIE 실사단은 ‘2030 엑스포’ 개최 도시 선정에 앞서 정확한 검증을 위해 4월 2~7일 부산을 방문한다. 엑스포 개최지는 올해 11월 BIE 총회에서 170개 회원국 대표들의 투표로 결정된다. 실사단의 보고서는 개최지 선정에 중요한 자료로 쓰일 예정인만큼 기업들은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기업들이 광화문 광장에 부스를 꾸리고 부산엑스포 홍보에 나섰다. /박혜원 기자
기업들이 광화문 광장에 부스를 꾸리고 부산엑스포 홍보에 나섰다. /박혜원 기자
3월 31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서울 광화문과 부산 북항 등에서 엑스포 유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그룹을 비롯해 SK, LG, 현대차 등이 유치 행사에 참여해 각종 이벤트와 전시회를 진행 중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만큼, 유치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다. 광화문 홍보관에서 탄소감축 노력과 친환경 혁신 기술을 내세우며 부산엑스포에 대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월드엑스포 TF를 가동하고,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홍보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본사와 전국 주유소 및 충전소에 부산엑스포 홍보 현수막을 설치하고, 코레일과 협업해 KTX 래핑 열차 운행, 전세계 주요 사업장의 네트워크를 가동한 유치 지원 활동 등을 펼친다.

삼성그룹은 광화문에서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최신 스마트폰 기술을 즐기는 동시에 엑스포 의미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부산을 비롯한 전국 매장에서 부산엑스포 홍보 영상을 내보내며 유치 응원에 나선다. 프랑스 파리의 오페라 가르니에,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 홍콩 엔터테인먼트 빌딩 등에서도 홍보 영상을 상영 중이다.

LG그룹은 광화문 광장에 ‘LG미래바꿈센터’를 열고, 부산엑스포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인 ‘LG 매그니트’ 를 활용해 부산의 바닷속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부산역 대합실 대형 전광판 4곳에 엑스포 유치 광고를 내보내고, 4월 1일부터는 인천국제공항의 디지털 사이니지에도 관련 영상을 공개한다. 실사단이 입국할 때부터 한국의 유치 열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왼쪽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삼성, SK, LG그룹 부스 / 박혜원 기자
왼쪽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삼성, SK, LG그룹 부스 / 박혜원 기자
총수들도 이 기간 바쁜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BIE 실사단 방한 기간을 ‘승부수를 던져야 할 시점’으로 보고, "민관이 함께 실사단을 밀착 마크해 교섭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기업들은 현재까지 84개국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지 활동을 펼쳤다. 기업 총수와 CEO들이 ‘민간 외교관’을 자처하며 외빈을 상대한 횟수는 404회에 이른다. 교섭한 국가도 126개국에 달한다.

엑스포 개최 후보 중 가장 강력한 상대로 꼽히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도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최근 실사단을 직접 맞이하며 "사우디의 비전 2030 성과를 세계에 보여줄 기회이다"라고 개최 이점을 설명했다.

BIE 실사단도 사우디 방문 당시 준비 상황에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BIE 실사단 부산 방문 일정에 총수들도 직접 참여할지 아직까지 움직임은 안보인다"면서도 "기업도 다양한 행사를 통해 경쟁국과 차별화된 요소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