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의 식품 브랜드 선택 기준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인지도와 신뢰성을 우선으로 대기업의 제품을 선택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유명 식당과 셰프, 인플루언서 등이 만든 식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추세도 짙어지고 있다.

프레시지 박재연 대표 / 조상록 기자
프레시지 박재연 대표 / 조상록 기자
이러한 변화에 대해 프레시지 박재연 대표는 "근래 식품 제조 전반에 걸쳐 품질이 상향평준화 됐고, 공급망 생태계도 예전에 비해 많이 풍성해졌다. 그 덕분에 소비자들은 대형 식품기업 브랜드에 국한하지 않고 스토리와 재미가 있는 브랜드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푸드테크협의회는 이러한 식품 산업 트렌드를 살펴보는 ‘청년 푸드테크 토크콘서트’를 지난 28일 서울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콘서트에는 프레시지,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의 기업 및 농림축산식품부가 참여해 급변하는 푸드테크 산업을 진단하고 향후 발전 방향성을 논의했다.

재밌고 가치 있는 식품 브랜드 선호

스토리와 재미가 있는 식품 브랜드는 방송이나 SNS 채널, 유튜브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진다. 예를 들어 가수 화사는 방송(MBC - 나혼자산다)을 통해 대한곱창이라는 식당에서 곱창 먹는 모습을 보여줬고, 대한곱창은 이 곱창을 상품화했다.

연안식당이나 마포갈매기 브랜드로 알려진 디딤, 닭가슴살을 주재료로 한 간편식품 브랜드 랭킹닭컴 등 유명식당이나 특정 콘텐츠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 마켓 플랫폼(프레시지, 컬리, 오아시스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만 보더라도 상당수는 유명 식당의 밀키트 제품이나 특정 콘텐츠 브랜드 제품이다.

브랜드 선호도의 변화 뿐만 아니라 식품 자체에 대한 선택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박재연 프레시지 대표는 "소비자들이 지구의 건강, 개인의 건강을 모두 추구할 수 있는 식품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도 최근 트렌드 중 하나다"며 대체육 및 배양육이나 설탕·소금 대체제 식품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이러한 변화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박재연 대표는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요리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간편하게 만들어 먹는 등 음식이나 식품에 대한 니즈가 전반적으로 변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이 개인 선호도를 우선으로 하는 식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식품·로봇이 푸드테크 성장 견인할 것

이러한 소비자 식품 구매 트렌드는 식품 산업을 푸드테크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푸드테크는 식품의 생산·유통·소비 전반에 첨단기술 등이 결합된 신산업으로 대체 식품, 식품 프린팅 로봇 등을 활용한 제조공정 자동화, 온라인 유통 플랫폼, 서빙·조리·배달 로봇 등 다양한 영역을 구성한다.

농림축산식품부 박성용 사무관은 ‘푸드테크 산업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코로나19 이후 식품 소비 트렌드가 환경 및 건강 중시, 개인 맞춤형 소비, 온라인 플랫폼 이용 등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을 가속화시키는 요소다"고 설명했다.

전세계 및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 / 농림축산식품부
전세계 및 국내 푸드테크 시장 규모 / 농림축산식품부
실제 전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17년 2110억달러에서 2020년 5542억달러로 성장했다. 국내 시장 또한 2017년 27조원에서 2020년 61조원으로, 연평균 31%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푸드테크 시장 규모에서 온라인 식품 거래 비중이 36%로 가장 높았으나 향후 대체식품, 생산 공정기술(식품 프린팅, 로봇 등), 간편식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