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체 개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가 부활의 날갯짓을 펼친다. 엑시노스는 최근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탑재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지만, 하반기 팬에디션(FE) 탑재를 통해 생존 신고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또 AMD의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 확대 적용으로 엑시노스 성능 고도화에 나선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하나의 칩셋이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5G 통신칩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 삼성전자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 삼성전자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말 출시가 예상되는 갤럭시S23FE에 자체 개발한 AP인 ‘엑시노스 2200’을 투입할 예정이다. 엑시노스 2200은 과거 지적받은 수율과 발열 문제를 일부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FE는 갤럭시S 시리즈의 보급형 제품이다. 2022년 S21FE 출시를 마지막으로 단종 수순을 밟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갤럭시FE를 경쟁력있는 가격대로 출시하려면 최소한 퀄컴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를 병용 탑재하면서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며 "스냅드래곤과 미디어텍 ‘디멘시티’에 치인 엑시노스도 점유율 회복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엑시노스 2400’이 향후 플래그십 모델에 적용될 것이란 기대감도 커진다. 샘모바일 등 IT 매체는 삼성전자가 11월경 엑시노스 2400 대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갤럭시S24(가칭) 등 플래그십 모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2 시리즈에 70%쯤은 스냅드래곤 8 1세대를, 나머지 30%는 엑시노스 2200를 탑재했지만 갤럭시S23 시리즈에는 스냅드래곤8 2세대 모델을 100% 탑재했다.

박용인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2월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 2023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갤럭시 플래그십 탑재를 위한 엑시노스 강화 방안을 준비 중이냐’는 질문에 "(엑시노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조금 지켜보시면 알게 될 것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엑시노스 경쟁력을 중장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6일 엑시노스 라인업에 AMD의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을 확대 적용할 계획을 밝혔다.

AMD의 그래픽 솔루션은 초저전력·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설계자산을 기반으로 한다. 이 그래픽 솔루션을 엑시노스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삼성전자는 콘솔 게임 수준의 고성능·고화질 게이밍 경험을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에서도 제공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그래픽 솔루션 연구개발 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양사는 2022년 첫 번째 협력 결과물인 GPU 엑스클립스를 엑시노스 2200에 탑재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 기반 근거리 무선통신 반도체 '엑시노스 커넥트(Exynos Connect) U100' 제품 이미지 /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공개한 UWB(Ultra-Wideband, 초광대역) 기반 근거리 무선통신 반도체 '엑시노스 커넥트(Exynos Connect) U100' 제품 이미지 / 삼성전자
최근에는 초광대역(UWB)·블루투스·와이파이 기반 반도체를 포괄하는 ‘엑시노스 커넥트’ 브랜드도 새롭게 선보였다. 엑시노스를 앞세워 근거리 무선통신용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포석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커넥트 브랜드 첫 제품으로 UWB 기반 근거리 무선통신 반도체 '엑시노스 커넥트 U100'을 21일 공개했다.

엑시노스 커넥트 U100은 무선주파수(RF), e플래시 메모리, 전력관리 지적재산(IP)을 하나의 칩에 집적해 소형화된 기기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동작별 최적화된 전력 모드를 구현해 저용량 배터리로 장시간 작동시켜야 하는 모바일, 전장, 태그와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적합하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커넥트 U100을 통해 모바일, 차량, 스마트홈, 스마트 팩토리 등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모두 적극적으로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