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출하량이 증가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엑시노스가 갤럭시A·M 등 보급형 스마트폰 탑재를 늘린 덕이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한다. 하나의 칩셋이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5G 통신칩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갤럭시 A53 5G / 삼성전자
갤럭시 A53 5G / 삼성전자
20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스템LSI의 올해 1분기 모바일 AP 출하량은 1910만대로 2022년 1분기(1630만대)보다 15% 늘었다.

세계 AP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 미디어텍의 출하량은 작년 1분기 1억 3660만대에서 올해 1분기 1억 440만대로 31% 급감했다. 미디어텍의 제품은 중국의 중저가 스마트폰 브랜드에 주로 탑재된다.

퀄컴의 AP 출하량도 같은 기간 8780만대에서 8520만대로 3% 줄었다. 애플은 4850만대에서 4590만대로 6% 감소했다. 중국 유니SOC(쯔광잔루이)의 출하량은 74% 급감했다.

2022년 4월 출시한 엑시노스 1280은 갤럭시 A53과 A33, M33 등에 탑재됐다. 이들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선전하면서 삼성전자 AP만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다. 실제 갤럭시 A53은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11위에 오른 제품이다.

엑시노스 850도 출하량 증가를 뒷받침했다. 삼성전자가 2021년 출시한 엑시노스 850은 갤럭시 A13을 비롯한 8개 스마트폰에 탑재됐다. 옴디아에 따르면 갤럭시 A13은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2위다.

SA는 삼성전자 모바일 AP의 2분기 출하량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출하량 전망치는 2080만대다. 전년 동기(1690만대) 대비 19% 증가하며 1분기 출하량 증가율을 넘어서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미디어텍과 유니SOC의 2분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40% 감소할 전망이다. 애플도 4% 감소, 퀄컴은 1%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SA는 "삼성전자가 1분기에 출시한 보급형 라인업 엑시노스 1380과 1330이 AP 출하량 증가를 주도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엑시노스 1380은 갤럭시A54, 1330은 A14에 탑재됐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