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서울관광재단,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AI를 채용 과정에 도입하고 있다.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이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하고 역량이나 면접 답변 내용을 평가한다. 이런 AI 솔루션은 대표적으로 마이다스인 ‘잡플렉스’, 무하유 ‘몬스터’, 제네시스랩 ‘뷰인터’ 등 3종이다. 각각의 솔루션이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무엇을 분석하는지 살펴봤다.

마이다스인 AI 역량검사 솔루션 잡플렉스. / 마이다스인 홈페이지 갈무리
마이다스인 AI 역량검사 솔루션 잡플렉스. / 마이다스인 홈페이지 갈무리
잡플렉스, 고(高)성과자 데이터 학습…직무 적합도 판단

마이다스인의 AI 역량검사 솔루션 ‘잡플렉스’는 게임을 이용해 도출한 직군별 고성과자의 특성을 학습해 기업별로 맞춤형 분석을 제공한다. 잡플렉스는 1000여곳 이상의 기업과 기관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만 15세부터 39세 청년에 무료로 제공하는 AI 역량검사 체험프로그램에도 활용된다.

잡플렉스는 지원자가 게임을 수행할 때 나타나는 반응 데이터로 지원자의 내면 역량을 분석한다. 이와 함께 면접 질문에 답변하는 지원자의 표정, 움직임, 목소리, 톤, 말하는 속도 등 지원자의 외형 특성을 함께 분석한다. 이렇게 수집한 지원자 데이터를 400편쯤의 논문, 우수 면접관의 판단 결과, 직군별 고성과자 특성 등 AI가 학습한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다.

면접관 판단 결과는 200명의 면접관이 공통적으로 주요 평가 지표로 삼은 역량을 파악하는데 쓰인다. 또 직군별 재직자 중 고성과자 특성을 학습해 잡플렉스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현직 고성과자 특성을 고려한다. 이를 지원자의 특성에 대입해 지원자의 성과역량과 직무적합도를 판단하는 방식이다.

잡플렉스 검사에 사용되는 게임은 전전두엽의 하위 기능인 주의, 기억, 추론 등 영역을 측정한다. 잡플렉스는 이를 통해 정서, 추론, 멀티태스킹, 의사결정 등 다양한 역량을 측정해 지원자가 직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인성과 인지능력을 보유했는지 판단한다.

무하유 AI 면접 솔루션 ‘몬스터’. / 무하유 홈페이지 갈무리
무하유 AI 면접 솔루션 ‘몬스터’. / 무하유 홈페이지 갈무리
몬스터, 자기소개서 기반 면접 내용 평가

무하유의 ‘몬스터’나 제네시스랩의 ‘뷰인터’는 AI 면접 솔루션을 표방하고 있다. 역량검사 솔루션 잡플렉스와 다른 부분이다. AI 분석에 사용되는 데이터 기반도 다르다. 잡플렉스가 게임을 통해 측정한 역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원자를 분석한다면 몬스터는 지원자의 자기소개서가 핵심이다.

몬스터는 무하유의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의 연장선에 있다. 현대자동차, KB국민은행 등 280개 이상의 기업에서 몬스터를 활용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몬스터의 근간이 된 카피킬러는 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나 PDF 파일에서도 텍스트를 추출해 공공문서나 논문을 분석한다.

무하유는 이 기술을 자기소개서에 적용해 지원자 맞춤형 면접 질문을 생성한다. 텍스트 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AI가 지원자의 면접 답변 내용까지 평가할 수 있다. 무하유의 AI는 지난해에만 123만건 이상의 자기소개서를 분석했다.

무하유가 몬스터를 개발한 배경은 기존 AI 면접이 지원자의 몸짓 등 자신감 있는 태도를 중심으로 평가한다는 한계를 넘기 위해서다. 지원자의 말하기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려면 질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제대로 답변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하유는 이를 위해 먼저 자기소개서에서 문제 해결력, 소통, 경험 등에 관한 구절을 추출한다. 무하유에 따르면 몬스터는 지원자의 답변을 통해 자기소개서 내용 진위 여부도 파악할 수 있다. 면접용 질문이 공통 질문이 아니라 자기소개서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질문이어서다.

제네시스랩 AI 면접 솔루션 ‘뷰인터’. / 뷰인터HR 홈페이지 갈무리
제네시스랩 AI 면접 솔루션 ‘뷰인터’. / 뷰인터HR 홈페이지 갈무리
상호작용 AI 활용하는 뷰인터, 면접관도 대체

제네시스랩의 AI 면접 솔루션 ‘뷰인터’는 200만개가 넘는 면접영상이 기반 데이터다. 제네시스랩이 보유한 얼굴검출, 머리움직임, 시선처리, 표정인식, 음성인식 등의 기술로 면접영상을 분석한다. 뷰인터는 경영진 심층면접이나 최종면접 전 1차 면접 단계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한다. 뷰인터가 면접을 분석하고 평가할 때도 AI 학습을 사용하는 이유다.

뷰인터는 실제 면접관이 지원자 평가 시 심리적·신체적 피로에 따라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AI를 사용하면 AI 면접관이 역량이 부족한 지원자를 1차 면접에서 선별해주기 때문에 실제 면접관의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봤다. 이렇게 선별된 지원자는 실제 면접관이 심층면접에서 더 깊이 있는 탐색 질문과 확인 질문으로 역량을 확인받는다.

AI 면접관 학습에는 회사별 면접관의 면접 성향 진단 데이터가 사용된다. 뷰인터는 샘플 면접영상을 AI와 실제 면접관이 각각 평가하게 한다. 그렇게 나온 결과의 편차를 먼저 분석한다. 실제 면접관은 AI 면접 기준을 직접 조정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직접 면접을 보는 것과 AI 면접을 보는 것의 기준을 일치시킨다. 역으로 인간 면접관의 평가 편향성도 검증 가능하다.

제네시스랩은 또 회사별이나 직군별 인재상과 지원자의 면접 평가 결과를 비교해 인재상 적합도를 계산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같은 점수여도 역량별 가중치를 다르게 반영해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를 찾을 확률을 높이는 식으로도 활용된다. 수능점수로 의과대학 신입생을 뽑을 때 같은 점수여도 수학과 과학 점수가 국어와 영어 점수보다 높은 학생이 좋은 성과를 낸다면 수학과 과학 가중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뷰인터는 국내 AI 기술회사 중 가장 많은 대형 고객사를 보유했다고 강조한다. 구체적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LG전자, LG화학, 병무청, 기업은행 등이 고객사다.

중견기업 한 인사담당자는 "AI를 채용에 도입하면서 채용 과정이 전보다 편리해 졌다"며 "다만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는 인성과 태도를 많이 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사람이 직접 보고 결정한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