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 지방법원은 12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권도형 대표와 그의 측근 한모씨의 보석을 허가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권 대표는 보석금으로 40만유로(약 5억8000만원)을 내면 석방된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석하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조선DB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법원에 출석하는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조선DB
단 권씨와 한씨는 지정된 아파트에만 머물러야 하며 법원 소원에 응해야 한다고 단서를 붙였다. 또 탈출하거나 감독 조치를 위반할 경우 보석금이 몰수된다. 권씨 등은 위조 여권으로 몬테네그로를 탈출하려다 경찰에 체포됐다. 법원은 이들 여권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언제 끝날 지 불확실하다는 점을 보석의 근거로 들었다.

권씨 등은 지난 3월 23일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으로 두바이로 떠나려다 적발됐다. 수하물에선 위조된 벨기에 신분증도 발견됐다. 권씨는 자신의 여권이 적법하게 취득된 것이라 주장했으나 검찰은 코스타리카 당국의 확인을 거쳤다며 추가 확인은 필요치 않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다음 재판을 6월 16일로 지정했으나 선고 기일은 밝히지 않았다.

권 대표는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대표로 지난해 대규모 폭락사태로 50조원의 피해를 야기한 주범으로 꼽힌다. 검찰은 지난달 권씨 동업자인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 등 10인을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진행 중이다.

한국과 미국 수사 당국은 권씨의 신병 인도를 위해 몬테네그로 법원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상태이나 현지 사법 당국의 형사 절차가 종료돼야 해 실제 인도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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