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하 대우조선)이 ‘한화오션’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간판을 새롭게 단 한화오션은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등 내부결속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한화오션’ 본격 출항…에너지 등 신사업 확장 주력 예상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23일 임시주주총회(이하 임시주총)을 열고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되며 대우조선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지 45년 만에 사명에서 '대우'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 / 한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 / 한화
이번 임시주총에서 한화오션을 이끌 새로운 경영진도 확정된다. 한화오션의 신임 대표이사로 권혁웅 한화 지원부문 사장이 부회장 승진과 함께 내정됐다.

권 부회장은 카이스트 박사 출신으로 한화에너지 및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는 한화 지원부문 사장을 맡아 한화그룹의 미래 신사업 발굴 및 회사간 시너지를 높이는데 일조한 인물이다.

한화는 권 부회장이 대우조선의 LNG(액화천연가스), 수소·암모니아, 해상풍력 밸류체인 등 조선과 에너지 사업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글로벌 해양·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내이사로는 김종서 전 한화토탈에너지스 대표와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가 내정됐으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대우조선 이사진에 합류한다.

관련업계에서는 새로운 경영진을 두고 신사업 확장을 위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룹의 에너지 관련 계열사를 맡은 이력이 있는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그룹의 미래먹거리를 책임지는 김 부회장이 이사진에 합류한만큼 에너지 관련 신사업에 비중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앞서 한화는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조선, 해양 기술을 통해 ‘글로벌 그린에너지 메이저’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생산 및 발전사업과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 발전기술, 한화의 에너지 저장수단으로서 암모니아 사업 등을 대우조선의 에너지 운송사업과 연결해 ‘생산-운송-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룹사의 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을 새롭게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또 대우조선의 해상풍력설치선(WTIV)을 활용해 한화솔루션은 미국과 유럽에서, 한화건설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해상풍력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성과급 등 통해 처우 개선…경영정상화 기대감 고조

한화는 기존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작업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가장 우려가 됐던 강성 성향의 노조와 우호적인 관계를 가져가기 위해 성과급 지급 등 처우개선을 약속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노조는 올해 매출 목표를 달성할 경우 기준임금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당초 노조는 위로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성과급 지급으로 합의를 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 대우조선해양
업계 최저 수준이던 처우개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장기근속 포상을 약속했다. 세부적으로 10년 근속자에게 본봉 50% 포상금 및 순금 10돈, 휴가 3일을 제공한다.

2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320만원과 순금 20돈, 휴가 5일을, 30년 근속자에게는 여행상품권 440만원과 순금 30돈, 휴가 7일이 제공된다.

협력사 직원 처우 개선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목표 근무 시간을 채우면 기준 임금의 300%를 3년간 분할해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내부에서는 경영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내부 분위기는 좋다"며 "오너가 생기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방향성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가 없다"며 "조선사업의 경우 수익성을 우선으로 하는 수주전략을 고수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