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전기료 인상에 대한 부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가발전 시설을 늘리고 전기로 효율을 높이는 연구에 속도를 내는 등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해결책으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16일부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h)당 8원 인상했다. 산업용 전기료의 경우 지난해 12.5% 인상됐고 올 1분기에도 24.95% 올랐다. 2분기 전기료 인상을 포함할 경우 가격은 2021년 대비 50%가량 치솟았다.
현대제철은 연간 1000만 톤(t) 이상의 전기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최대 전기로 제강사다. 동국제강은 국내 최초로 전기로를 도입한 바 있다.
또 철강업계가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 되기 이전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로 활용을 늘릴 계획인만큼 추가적인 부담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로는 고전압이 걸린 전극에서 발생하는 아크 방전으로 고철을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로 탄소배출량은 고로의 25% 수준이다. 다만 전력사용량은 고로보다 많다.
포스코의 경우 6000억원을 투자해 광양제철소에 전기로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며, 현대제철은 독자적인 전기로 기반 탄소중립 철강 생산체제인 '하이큐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국제강도 탄소 저감형 하이퍼전기로 연구에 착수했다.
올 하반기 또 전기료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업계는 자가발전 및 전기로 효율 높이기 등을 통해 전기료 부담을 어느정도 상쇄하겠다는 복안이다.
포스코의 경우 제철소 내 부생가스 및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 등을 구축해 80% 가량의 전기를 자체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현대제철 역시 부생가스 공장 및 전기로 효율 상승 등을 통해 전기료 절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은 10메가와트(MW)급 태양광 자가발전 설비 등을 통해 전기료 부담을 일정부분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자가발전 및 전기로 효율화만으로는 전기료 인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부생가스 등 자체발전을 통해 전기료 부담을 줄일 수 있겠으나 상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제품에 원가 반영을 하는 것도 어려워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정에서 전력소비를 줄이는 방법과 같은 방법으로 전력소비 줄이기를 시작할 것이다"며 "전력 소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메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기로의 효율을 높이거나 연구를 통해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당장은 최대한 전력을 아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