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운영사 메타가 최근 또다시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잇따른 대량 해고에 사내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에서도 최근 메타는 AI 사업부문에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등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AI로 방향을 튼 메타의 전략이 수익실현으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린다.

씨넷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가 자사 AI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씨넷
씨넷에서 마크 저커버그 CEO가 자사 AI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씨넷
이번주 3차 구조조정…비용 절감 목적

25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3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앞서 메타는 지난해 11월 전체 직원의 13%에 달하는 1만1000명을 해고했다. 여기에 메타는 올해 상반기 1만여명의 직원을 추가해고한다고 예고하며 사내 분위기가 술렁이는 중에 3차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이다. 3차 대상 인력은 메타 마케팅과 사이트 보안, 엔터프라이즈 엔지니어링, 콘텐츠 전략팀 등 비즈니스 그룹 팀원이다. 여기에는 메타코리아도 포함돼 있다.

메타가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는 이유는 올해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라고 언급하며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중심 사업 재편…사업 다각화 속도

이런 상황 속에서 메타는 인공지능(AI)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나가는 중이다. 일각에선 메타가 AI를 강조해 이름을 'METAI'로 또다시 바꿀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메타는 잇따라 AI 관련한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고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과 달리 메타는 AI를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해 다수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생성형AI 경쟁에 있어 중요한 기반은 양질의 빅데이터 확보인 만큼 빠른 이용자 선점으로 AI 플랫폼 고도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해서다.

메타는 5월 24일 4000개 이상의 음성 언어를 식별하고, 1100개 언어를 음성-텍스트로 변환하는 대규모 다국어 음성인식(MMS) AI 모델을 공개했다. 이 모델은 음성-텍스트와 텍스트-음성 변환이 가능한 언어의 수를 기존 100여개에서 1107개로 10배 확대했다.

메타 측은 "현재 지구상에 사용되는 언어의 수는 7000개 이상으로 알려졌다"며 "음성으로 식별 가능한 언어의 수는 4000개 이상으로 40배 가량 늘렸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소개했다.

올해 2월에는 자체 개발한 LLM(대규모 언어모델)인 라마(LLaMA)를 일부 공개하기도 했다. 라마는 연구자 업무를 돕기 위한 용도로 개발된 모델이다. 독자적인 챗봇 개발에 활용 가능하다. 실제 라마 공개 이후 학계와 개발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라마 관련 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메타는 TSMC와 협력해 자체 AI 반도체도 공개했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동영상 전송과 생중계 영상을 지연없이 빠르게 처리하는 MSVP와 AI 관련 작업을 지원하는 MTIA 등 2종이다. 두 반도체는 메타가 자체 개발한 AI 개발 소프트웨어 ‘파이토치’에 적용된다.

마케팅 분야에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특히 메타는 최근 6개월간 성장세를 보이는 숏폼 릴스를 중심으로 AI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릴스 이용자만 세계 38억명 규모다. 메타는 크리에이티브와 이용자간 접점을 늘려나간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메타는 AI와 머신러닝 기반 모든 마케팅 솔루션을 ‘메타 어드밴티지’로 통합해 기업과 브랜드가 자동화된 마케팅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이번주 구조조정 조치가 맞다"며 "메타는 앞으로 AI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