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는 개인용 노트북 PC의 ‘균형점’은 다양한 환경에 필요한 ‘핵심’을 꿰뚫고 있어야 찾을 수 있다. 특히 ‘비용’에 제한이 있다면 타협할 부분과 집중해야 할 핵심 가치를 고르는 것에서부터 제품의 가치가 달라진다. 비슷한 가격대에 똑같아 보이는 보급형 노트북이라 해도, 제조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나름대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에이수스의 ‘비보북 15(X1502)’은 일상을 위한 개인용 노트북 PC의 균형점 중에서도, 일상에서 ‘비용 대비 만족감’을 극대화한 구성이 돋보인다. 15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1.7kg쯤의 보급형 노트북 제품에서도 13세대 코어 프로세서 H 시리즈 프로세서로 차별화된 성능을 갖추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개성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약간의 업그레이드로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도 이 노트북의 만족감을 높이는 부분이다.
에이수스의 ‘비보북 15(X1502)’는 일상에서 가장 편안히 사용할 수 있는 15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모델이다. 15.6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모델임에도 스크린 대 바디 비율이 82%로 높은 편이어서 노트북의 전체 크기는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상판에서 볼 수 있는 개성있는 색상과 함께 상판의 ‘로고 태그’ 디자인은 무난한 제품 디자인 속에서 개성을 살려 주는 부분이다.
두께는 19mm 정도, 무게는 1.7kg 정도로, 동급 노트북과 비교하면 일상을 위한 평균 이상의 이동성을 갖췄다. 제품의 재질로는 전반적으로 비용 최적화를 위해 금속 소재보다는 좀 더 저렴하고 다루기 쉬운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했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금속 느낌의 도장 등으로 그리 티가 나지는 않는다. 무게에서는 조금 손해를 보는 부분이 있겠지만, 내구성 측면에서는 미국 국방성 ‘밀리터리 스펙’ 기준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다. 취향에 따라서는 팜레스트 쪽의 온도 문제로 플라스틱 소재가 더 나은 느낌을 줄 때도 있다.
노트북을 펼치면 15.6인치 디스플레이와 키패드가 포함된 풀사이즈 키보드가 눈에 들어온다. 15.6인치 디스플레이는 가장 보편적인 1920x1080 FHD 해상도를 갖췄으며 패널은 LED 백라이트를 갖춘 IPS 타입이다. 광시야각을 갖췄지만, 250니트(nits) 밝기나 NTSC 45% 수준의 색재현율은 비용 측면에 따른 ‘타협’으로 봐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체감되는 디스플레이 품질은 제법 괜찮으며 시력보호를 위한 블루라이트 저감이나 플리커프리 기능도 갖췄다.
키보드는 에이수스 특유의 에르고센스(ErgoSense) 키보드가 사용됐다. 키 간격은 데스크톱 키보드와 같은 풀 사이즈로, 사이즈에 따른 위화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키를 누르는 느낌은 부드럽지만 구분감이 비교적 분명하고, 약간 오목한 접시형 키캡이 좀 더 편안한 느낌을 준다. 엔터 키에 최신 비보북 특유의 빗금 디자인이 들어가 개성을 살렸으며, 조명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백라이트도 갖췄다. 터치패드도 충분한 크기와 함께 높은 정밀도를 갖춰, 일반적인 사용과 스크롤, 멀티터치 제스처 등에서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기본적으로 무선 연결만 갖춰졌고, 미디어텍의 와이파이6E 지원 어댑터가 사용된다. 여타 제품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제품인 만큼, 성능이나 호환성 측면에서 흠잡을 부분은 없다. 블루투스도 5.3 버전을 지원한다. 화상회의 등을 위한 웹캠은 720p 급을 탑재했고, 보안 측면에서 물리적 셔터도 갖췄다. Dirac과 함께 튜닝한 오디오 시스템은 제법 훌륭한 품질을 제공하며, 화상회의에서도 AI 노이즈 캔슬링 기술로 뛰어난 경험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비보북 15’는 미국의 MIL-STD-810H 밀리터리 등급 표준을 충족하는 내구성을 갖춰,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이나 오염 등의 위험 요소에 대해 좀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건강’을 위한 부분으로는 ‘에이수스 향균 가드 플러스’가 있는데, 노트북에서 자주 만지는 부분에 은이온 코팅 항균 처리를 적용해 유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한다. 보호 효과는 최소 3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제품은 출고시 기본 운영체제가 없고, 사용자가 직접 윈도11을 설치해야 한다. 직접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텔 RST(Rapid Storage Technology) 드라이버, 터치패드, 네트워크 드라이버로 인한 곤란함이 있을 수 있으니, 제품 지원 홈페이지에서 주요 드라이버는 미리 다운로드 받아 두는 것을 추천한다. 에이수스의 ‘마이 에이수스(My ASUS)’ 앱은 제품의 주요 설정이나 업데이트를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돕고, ‘글라이드X(GlideX)’는 모바일 기기와의 스크린 공유, 확장을 쉽게 할 수 있게 해 준다.
쿨링 시스템은 두 개의 히트 파이프와 새로운 아이스블레이드(IceBlade) 팬을 사용한다. 이 아이스블레이드 팬은 액정 폴리머로 만들어져 일반 팬보다 가볍고 얇으며, 3D 곡선형 공기역학 디자인으로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쿨링 시스템을 기반으로 ‘비보북 15’의 기본 전력 제한 설정은 제법 높게 잡혀 있다. 냉각 정책은 크게 ‘성능’, ‘표준’, ‘저소음’의 세 가지인데, 이 중 ‘성능’과 ‘표준’은 PBP(Processor Base Power)와 MTP(Maximum Turbo Power)’ 모두 60W 설정이다. ‘저소음’에서는 PBP 25W, MTP 35W 설정이다.
60W급 전력 설정은 쿨링 시스템 구성이나 전력 공급 구성을 봤을 때, 예상 가능한 최대 수준의 설정이기도 하다. 이 제품의 실제 성능 제한은 ‘설정’의 문제보다는 발열 제어에 따라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지속적인 무거운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 캐주얼한 사용자들에 뛰어난 체감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는 42와트시(Wh) 용량의 3셀 리튬이온을 사용하며, 나름 4~5시간 정도의 실용적인 배터리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기본 어댑터는 65W 급인데, 동급 출력의 USB-PD 충전기를 사용해도 된다.
기본 메모리는 8GB의 DDR4 싱글 채널 구성으로 메인보드에 실장되어 있고, 한 개의 확장 슬롯이 더 마련됐다. 프로세서 내장 그래픽은 메모리 구성에 따라, 싱글 채널 구성 시에는 ‘UHD 그래픽스’, 듀얼 채널 구성 시에는 ‘아이리스 Xe 그래픽스’가 된다. 이에 기본 구성을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8GB DDR4 메모리를 추가해 16GB의 듀얼 채널 구성을 갖출 것을 추천한다. 저장장치는 256GB의 PCIe 4.0 NVMe SSD가 기본 장착됐고 M.2 소켓은 한 개다. 더 큰 스토리지 용량이 필요하다면 추가가 아닌 ‘교체’를 해야 한다.
◇ 일상 전반에 최적화된 성능 잠재력 갖춰
프로세서의 기본적인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긱벤치 5(Geekbench 5)’에서는 제법 괜찮은 수준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 전반에서 전원 연결 시 전력 관리 정책에 따른 성능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저소음’모드조차 최대 35W 수준의 제법 여유있는 설정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이에 따라 싱글 코어 성능은 모든 모드에서 비슷하다. 멀티 코어 성능에서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쿨링 등의 상황에 따라 예상만큼의 차이는 아니다. 배터리 사용 시에는 싱글코어 성능에 차이가 보이지만, 멀티코어 성능에서는 차이가 줄어든다.
프로세서 활용에서 부하가 높은 ‘시네벤치(Cinebench) R23’ 테스트 결과에서는 전원 관리 정책에 따른 성능 차이를 좀 더 분명하게 볼 수 있다. 이 테스트에서도 전원 연결 시 싱글 코어 성능은 어떤 모드에서도 비슷하다. 하지만 멀티코어 성능에서는 전원 관리 정책에 따른 전력 제한 설정과 쿨링 여유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배터리 사용 시에는 싱글 코어 성능에서 제법 차이가 나타나는 모습이고, 멀티 코어 성능에서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덜하다.
게이밍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3D마크(3DMark) 테스트 결과에서는 별도의 게이밍용 외장 GPU 없이도 캐주얼 게임 정도는 가볍게 접해볼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결과 측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모든 테스트 상황에서 성능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이는 테스트 상황에서 내장 GPU가 병목 지점이 되어 전체 시스템 전력 소비량이 ‘저전력’의 제한 범위 근처에 머무는 상황 등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배터리 사용시에도 그래픽 성능에 그리 큰 차이가 없는 부분도 흥미롭다.
실제 PC 사용 환경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에서의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시온(Procyon)’ 테스트에서도 전원 관리 정책에 따른 성능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성능’ 모드가 높긴 한데,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효율과 쾌적함 등에서는 ‘저소음’ 모드도 매력적이다. 배터리 사용시에는 외부전원 사용 대비 오피스 생산성에서는 33%, 사진 편집에서는 25% 정도 성능 차이가 있다. 하지만 점수 자체가 여타 저전력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 대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물론 성능 측면을 높인 만큼 양보해야 할 부분들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에이수스는 이 ‘비보북 15’에서 양보할 부분으로 소재 측면의 감성적인 ‘고급감’과 ‘휴대성’ 측면을 타협했다. 특히 41Wh 용량의 배터리는 13세대 코어 H 시리즈와 함께 사용하기에는 좀 부족한 면이 있다. 이에, 이 제품은 주로 전원 공급이 원활한 데서 성능 위주로 사용하다가, 반나절 정도의 짧은 외부 활동 정도가 있는 사용자들에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제품은 에이수스의 e스토어 기준 70만원 중반대고, 실제 오픈마켓에서는 옵션에 따라 70만원 초~중반대 정도에서 구입 가능하다. 일상을 위한 PC에 필요한 점들을 충실히 갖추고, 특히 성능 측면에서 차별화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력적인 구성이다. 여기에 메모리와 저장 장치 정도를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하면, 가격 대비 만족감은 대단히 높다. 실내외 모두에서 성능과 휴대성, 비용 모두 균형잡힌 ‘올라운더’를 생각한다면, 에이수스의 비보북 15(X1502) 모델은 꼭 고려해 볼 만한 제품이다.
권용만 기자 yongman.kw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