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커피 수업을 받은 학생이 전문커피점에 취업하였다. 손님에게 카페라떼 음료를 제공할 때 아트를 능숙하게 그릴 수 있도록 추가적인 훈련을 받고 싶어했다.

모든 전문커피점에서 꼭 라떼아트를 그려서 음료를 제공해 줘야할까? 커피의 향과 맛이 선호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시각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음료처럼 표면에 그림을 그려 제공되는 음료의 경우 그림이 예쁜 경우 시각적 효과가 극대화될 뿐 아니라 고객은 그 음료를 만든 바리스타를 굉장한 전문가로 인식할 수 있다. 요즘 고객들은 음료의 그림이 예쁘고 독특하면 바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자신이 이를 체험하고 즐겼노라고 널리 알린다. 따라서 커피전문점에서 자신만의 커피 향미를 만들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에 더하여 아트까지 근사하게 그려낸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커피에 우유를 접목하여 만들어내는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등의 음료는 음료 표면에 간단한 하트나 나뭇잎 같은 그림을 그려 제공한다. 우유 거품을 이용하여 독특하게 고양이나 강아지 얼굴 모양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제공하는 전문점도 있다. 이런 독특한 그림이 그려진 음료의 맛과 향마저 좋으면 손님은 가게를 다시 찾는 단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카푸치노의 표면에 간단한 하트 정도의 그림을 필수적으로 배우게 된다. 1급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3단 튤립 정도의 그림을 그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과정에서 우유 거품을 만드는 요령과 아트를 그리는 방법을 필수적으로 배우게 된다. 수업을 하다보면 아트 모양의 형태는 쉽게 잡을 수는 있지만 보다 섬세하고 예쁘게 구사해 내는 것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 있어 수강생마다 다른 결과를 나타낸다. 여하튼 바리스타 자격을 취득한 사람은 우유 거품을 이용하여 어느 정도 아트를 그릴 줄 안다는 것을 인증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커피전문점에서 직원을 채용할 때에는 당연히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

매년 국내외에서 수많은 커피관련 경연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 중 라떼아트 대회의 평가기준은 그림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정교하게 그려내는지를 살핀다. 라떼아트 대회에서는 오로지 그림을 기준으로 평가하므로 커피 맛은 전혀 평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라떼아트 대회 입상과 커피 맛과는 연관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커피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우유를 접목한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등의 음료는 마시고 즐기는 음료이므로 무엇보다도 커피의 향과 맛이 우선 되어야 하고 여기에 훌륭한 그림을 곁들여야 한다. 카페라떼나 카푸치노 등 음료의 종류에 따라 음료의 특성, 즉 음료의 향과 맛을 먼저 잘 부각시킬 수 있도록 커피원두를 달리 선택해야 하거나 스티밍한 우유 거품의 양과 온도도 달리해야 한다.

카페라떼는 부드러운 커피 맛에 얇은 거품양을 가진 마시기 좋은 온도로 우유의 부드러운 단맛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 반면 카푸치노는 카페라떼에 비해 커피맛이 더 도드라져야 하고, 우유 거품 또한 보다 두툼하게 해서 한 모금에 부드러우면서도 풍성한 느낌을 줘야 한다. 플랫화이트의 경우에는 카페라떼 음료 정도의 거품 양과 온도 정도로 스티밍한 우유를 사용하면서도 맛은 카푸치노처럼 커피맛이 더 도드라지게 해야 한다. 이처럼 어떤 음료인지에 따라 향미의 차이를 나타내야 하므로 음료의 종류에 따른 특성에 맞는 맛과 향을 먼저 구현해 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 다음 그림까지 예쁘게 그려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카페라떼는 음료의 특성이 우유의 단맛이 보다 강조된 음료이므로 옅은 커피맛에 얇은 거품양으로 부드러운 우유의 단맛을 더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추출한 커피원액의 액량을 줄이든지 밝은 볶음도의 원두를 사용하여 커피맛을 감소시키면서 우유 거품의 양을 얇게 만들고 온도는 50~52°C 정도로 마무리하여 우유의 단맛이 드러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반면 카푸치노는 진한 커피맛에 두툼한 거품양을 만들어 풍성한 우유의 단맛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카푸치노 음료를 만들 때에는 추출한 커피원액의 액량을 더 늘려주거나 좀더 다크한 볶음도의 원두를 사용하여 커피맛을 강조해 주면서 우유 거품양을 늘리고 우유의 온도를 55°C 정도로 하여 우유의 단맛도 함께 나타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우유의 온도가 너무 낮으면 우유의 비린 맛을 띄게 되고 너무 높으면 우유의 단맛이 사라지고 무미건조한 맹한 맛이 된다. 그러므로 우유의 온도별 차이의 정도를 찾아내는 연구가 필요하다. 우유의 온도가 60°C 이상이 되면 뜨겁게 느낄 수는 있지만 단조로운 커피맛에 우유거품의 촉감만 느껴진다. 그러므로 우유의 온도는 너무 높지 않게50~55°C 정도의 적정 온도로 마무리한다면 커피맛에 우유거품의 촉감과 우유의 단맛이 어우러져 훨씬 호감을 주는 맛을 만들어낼 수 있다.

국내 카페시장에는 스페셜티커피 전문매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의 2017년 조사에 의하면, 대형커피전문점은 과거보다 이용빈도가 감소했고 소형커피전문점의 이용빈도가 더 늘어났다고 한다. 이 조사결과에 의하면 고객의 선호도가 대형커피전문점에서 소규모의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으로 이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단 스페셜티커피 판매점이 아니더라도 많은 전문커피점들은 개별 커피음료의 특성에 맞춰 음료를 만들어내려는 노력을 꾀하고 있고 자신만의 특색있는 특징을 커피음료에 녹여낼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커피점에서는 모든 직원이 카페의 전문성을 잘 나타낼 수 있도록 라떼아트까지 구현해 낼 줄 아는 능력을 갖추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와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와 석촌동에 ‘신혜경 커피아카데미 ‘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