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임직원들이 6월 중순부터 그동안 받지 못한 임금을 온전히 받기 시작한다. 그동안 포기했던 복지 혜택도 원상복귀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을 앞두고 노동조합이 더 높은 수준의 요구안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KG 모빌리티 평택공장 전경. / KG 모빌리티
KG 모빌리티 평택공장 전경. / KG 모빌리티
KG 모빌리티에 따르면, 6월 1일 2023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상견례를 진행했다. 임단협 상견례에서는 교섭 주기 등을 정한다. 노조 요구안은 사전에 사측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는 사측에 제시한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조 요구안은 기존 대비 높은 수준이 아닐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6월 14일 이후 그동안 줄었던 임금과 복지혜택이 점차 제자리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KG 모빌리티의 흑자 전환이 이제 시작한 만큼 꾸준히 성장을 이뤄야 한다는 공감대도 노사 간 임단협 합의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옛 쌍용자동차 시절인 2019년 노사는 복지 중단, 임금삭감, 무급휴업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에 나섰다. 이후 노사는 2021년 6월 14일 자구노력 2년 연장에 합의하고 자구안 조인식을 가졌다.

자구안 주요 내용은 ▲무급 휴업 2년 ▲현재 시행 중인 임금 삭감 및 복리후생 중단 2년 연장 ▲임원 임금 20% 추가 삭감 ▲무쟁의 확약 ▲단체협약 변경 주기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변경 ▲효율적인 인력 운영 및 생산 대응 등이다.

이에 따라 오는 6월 14일에는 무급 휴업, 임금 삭감, 복리후생 중단 등 자구안의 2년 연장이 만료된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중단된 복지 등이 점차 정상적으로 바뀔 것이다"며 "급여는 근무일수로 계산하기 때문에 7월부터 급여를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KG 모빌리티가 올해 1분기 매출 1조850억원,영업이익 94억원, 당기순이익 165억원으로 2016년 4분기 이후 25분기 만에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를 낸 만큼 노조가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 요구안을 사측에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노조는 3년 만에 도래하는 올해 임단협을 무사히 마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선목래 KG 모빌리티 노조위원장은 올해 4월 열린 ‘KG 모빌리티 비전 테크 데이’에서 사측과 상생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여기에 기존 임금삭감, 복지혜택 등이 원상복귀해 임금 인상 효과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만큼 사측이 받아들이기 힘든 높은 수준의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노조 역시 KG 모빌리티가 이제 흑자를 기록했다고 해서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직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다"며 "투자 등에 더욱 힘써야 하는 만큼 노사 상생을 이어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