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이하 마덱스)에서 수상함 기술력 선보인 펼친 HD현대와 한화오션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이하 KDDX) 수주를 두고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쉽사리 결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왼쪽), HD현대중공업 부스. / IT조선 DB
국제해양방위산업전 한화오션(왼쪽), HD현대중공업 부스. / IT조선 DB
관련업계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있는 HD현대와 개념 설계 및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한화오션의 경쟁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혈전을 펼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7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마덱스에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두 회사의 부스는 마주보고 설치돼 있는데 특히 KDDX와 관련해 양 부스에서 각자의 기술력을 홍보하는데 집중했다.

해군은 2036년까지 선체, 전투체계, 다기능 레이더 등을 비롯한 무기체계까지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KDDX 6척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7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안에 KDDX의 기본설계를 완료하고 내년께 상세설계, 선도함 건조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 부스. / 한화오션
한화오션 부스. / 한화오션
역사상 가장 적은 점수 차이(0.0565점)로 HD현대중공업에게 밀렸던 한화오션은 당시 입찰이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이 수행한 개념 설계 결과가 HD현대중공업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하며 해당 사안에 대해서 국민감사를 청구하는 등 KDDX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마덱스에서 KDDX 개념설계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전시회에 KDDX 최초 개념 설계 모형을 전시했다. 한화오션은 KDDX의 개념은 자신들이 개발한 것이라며 내년으로 예정된 상세설계 및 함건조 사업 수주를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D현대중공업을 향한 견제구도 날렸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영업담당 수석부장은 "한화오션은 KDDX 개발 사업서 개념 설계를 진행한 바 있으며 내년으로 예정된 상세설계 및 함건조 사업 수주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은 KDDX 모형을 최초로 공개하며 맞불을 놨다.

HD현대중공업은 KDDX에 대해 전투체계, 소나체계, 무기체계를 하나의 유기체로 만드는 체계통합 및 다중위협 대응이 가능한 임무 지휘소 통합 및 전투지휘구역 최적 배치, 스마트 브릿지 기술을 적용한 함교 최적화 등을 통해 전투성능을 극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 최초 함정 발전소 ‘대용량·고출력 통합전기식추진체계’를 적용했으며 신기술 및 미래무기체계와의 확장성, 성능개량 용이성을 적용한 진화적 새로운 플랫폼이 적용됐다고 부연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업계 최다 수상함 건조실적(79척)을 보유한만큼 향후 수주전에도 자신감을 내비췄다. 한영석 HD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든 이길 수 있는 실력과 기술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관련업계에서는 KDDX 수주 결과를 쉽사리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통상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진행하기 때문에 HD현대중공업이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법적 문제, 감사원 감사 등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HD현대중공업이 방사청 무기제안서 평사에서 1.8점의 패널티를 받는 것도 변수라는 지적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법적으로 유죄판결이 난 상황이고 패널티도 있다"며 "소수점 단위로 승부가 갈리기 때문에 충분히 뒤집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HD현대중고업 부스. /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고업 부스. /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지스함과 신형 호위함 등 우리나라 주력 함정들을 건조해온 기술력과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군의 핵심 미래전력인 KDDX 선도함 사업을 수주, 기본설계를 수행해왔다"며 "뛰어난 기술력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