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모바일이 7월 제4이통 도전을 공식화한다. 사업의 쟁점은 안정적 자본 확보와 기존 와이브로용으로 사용했던 2.3㎓ 대역 할당이다. 과기정통부는 28㎓ 대역과 함께 2.3㎓ 대역 할당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래모바일은 현재 초기 자본 목표 8000억원 중 35%(2800억원)를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나머지 5200억원은 주주 확보를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금융 4000억원, 통신장비 회사들로부터 1조원쯤의 벤더파이낸싱을 받아 자금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설명이다.

2016년 1월 29일 조규조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이 과천정부청사 미래창조과학부 브리핑실에서 제4이동통신 선정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기간 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한 3개법인 (퀀텀모바일, 세종모바일, 케이모바일)의 사업계획서를 심사한 결과 허가적격 기준(70점)에 미달해 기간통신사업 허가대상법인을 선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참여 의사를 강하게 밝혀온 KMI와 코리아텔넷은 막판에 참여를 포기했다./ 뉴스1
2016년 1월 29일 조규조 미래창조과학부 통신정책국장이 과천정부청사 미래창조과학부 브리핑실에서 제4이동통신 선정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기간 통신사업 허가를 신청한 3개법인 (퀀텀모바일, 세종모바일, 케이모바일)의 사업계획서를 심사한 결과 허가적격 기준(70점)에 미달해 기간통신사업 허가대상법인을 선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참여 의사를 강하게 밝혀온 KMI와 코리아텔넷은 막판에 참여를 포기했다./ 뉴스1
코리아텔넷 임원, 8년만에 4이통 재도전…KT 전 부사장도 합류

미래모바일은 2015년 제4이통 진출을 추진했던 ‘코리아텔넷’ 임원 출신 윤호상 대표가 이끄는 회사다. 기술 상임고문으로는 이경수 전 KT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전 부사장은 지난해 KT 차기 대표 후보로 거론된 인물로, 네트워크 분야 전문가다.

윤 대표는 미래모바일이 국내외 주요 기업을 컨소시엄 형태로 묶어 제4이통 사업권 획득에 나서는 주간사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통신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네트워크 전문가들이 모여 컨소시엄 참여 주주사의 매출 창줄을 위한 사업 모델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모바일은 정부에 28㎓ 대역의 주파수 할당은 물론, 기존 와이브로 용으로 사용하던 2.3㎓ 대역의 할당을 요청할 계획이다. 2.3㎓ 대역은 이통3사가 5G 주력망으로 사용하는 3.5㎓ 대역보다 50% 이상 효율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모바일이 해당 주파수를 사용할 경우 5G 요금은 기존 대비 반값으로 확 낮출 수 있다.

윤 대표는 "다양한 지원책을 고려할 때 정부의 제4이통 설립 의지가 분명하다고 생각하고,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현재까지 금융사로부터 1500억원, 중견제조사 700억원, 미디어 600억원 등의 자본을 확보하는 등 총 지분의 35%의 주주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미래모바일은 재무적 투자자(FI)로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를 고려한다. 6월 중으로 1억~1억 5000만달러 규모의 의향서(LOI, 정식 계약에 앞서 투자 의사를 나타내는 문서)를 체결한다.

미래모바일은 라쿠텐심포니와 오픈랜 기술 제휴를 비롯해 28㎓ 기반 미래 공동 사업을 협의 중이다. 일론 머스크가 지휘하는 스페이스X와는 저궤도 위성과 5G 결합 서비스 제휴를 비롯해 주주 참여 등을 협의하고 있다

효율 50% 좋은 2.3㎓ 대역 주파수가 핵심…반값 5G 요금제 목표

이경수 미래모바일 고문은 "2.3㎓ 대역 주파수는 기존 이통3사가 사용하는 대역보다 효율이 50% 이상 우수하다"며 "적은 기지국 설치로도 같은 효율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설비 투자와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5G 망은 5G 단일망(SA)으로 신규 구축할 예정이며, 5G SA는 이통3사와 달리 LTE망 투자가 빠지는 만큼 유지관리비가 절반 이하가 될 것이다"며 "장비 투자비는 기술 발전에 따른 소형화와 저렴화로 기존 통신사 대비 60~70%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미래모바일은 투자금이 적은 만큼 5G 가격을 확 낮춘다는 계획이다. 2만~3만원대 요금제 출시가 목표다. 현재 이통3사가의 5G 요금제가 5만~6만원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절반 수준이다. 이통3사와 달리 5G 가입자의 월 평균매출(ARPU)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1월 KT와 LG유플러스가 반납한 28㎓ 주파수 중 1개(800㎒폭)를 제4이동통신 사업자에 할당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사업자가 전국망 구축을 희망하면 세계적으로 5G 주력 주파수로 쓰는 3.7㎓ 대역의 공급도 검토한다.

하지만 미래모바일은 2006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무선 인터넷 ‘와이브로’에 사용됐던 2.3㎓ 대역을 원한다. 이통3사는 4세대 이동통신으로 LTE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한국이 만든 와이브로는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와이브로에 사용했던 주파수 대역이 2.3㎓ 대역이다.

미래모바일은 이통3사가 포기한 5G 28㎓ 사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망이 아닌 테마파크나 확장현실(XR) 제작 스튜디오, 국제학교, 스포츠 경기장 등 300곳 정도의 핫스팟에 28㎓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사가 반납한 2.3㎓ 대역 주파수를 활용해 효율적인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대기업들도 어려워하는 수익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제4이통에 도전하겠다는 사업자가 나왔다는 사실은 반갑지만 아직 정부와 접촉한 적은 없다"며 "2.3㎓ 대역 주파수 할당은 스펙트럼 플랜 등 기존 정책 등을 체크해 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애 기자 22na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