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이 준법투쟁에 나서면서 운행이 지연·취소되는 등 시민 이동수단 이용에 불편이 생기고 있다.

서울역 알림판에 철도노조의 준법투쟁으로 인해 일부 열차가 중지 또는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서울역 알림판에 철도노조의 준법투쟁으로 인해 일부 열차가 중지 또는 지연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 뉴스1
철도노조는 6월 8일부터 15일까지 시한부 준법투쟁에 나섰다. 15일에는 노조원 4000명이 총력 결의대회를 열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하반기 총력 투쟁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무궁화호 일부의 운행이 중지됐고, 지하철 1호선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KTX는 현재까지 정상 운행되고 있으나 지연 가능성은 있다.

철도노조는 2022년 11월 노사갈등으로 준법투쟁을 벌인 지 반년만에 다시 쟁의행위에 나섰다. 이번 준법투쟁은 정부가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에 출자하는 것이 SR에 대한 부당한 특혜이며, 이를 규탄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철도노조는 수서행 KTX를 운행해 전라선 등 승객 380만명의 이동 편익을 향상해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번 준법투쟁으로 운행이 중지되는 열차는 무궁화호 4편(경부·장항선 각 2편)이다. 수도권 및 동해선 일부 전동열차도 지연이 예상된다. 8일 퇴근길에는 수도권전철 1호선 운행이 상당시간 지연되기도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노조 태업으로 1호선이 최대 30분 이상 지연 운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길에 1호선을 이용하는 20대 직장인 김예지(가명)씨는 "8일 오후 9시에 광운대행을 탔는데 오후 6시 퇴근길처럼 붐볐다"며 "평소엔 앉아서 갈 수 있는 시간인데, 앉기는 커녕 서 있기도 힘들어서 배차 간격이 길어진 게 체감됐다"고 말했다.

‘준법투쟁’은 평소에 잘 지켜지지 않던 법규를 지키면서 사용자에게 손해를 주는 노동 쟁의 방법이다. 철도노조 측은 철도노동자 단독입환을 하지 않고, 입환속도 준수 및 무리한 회복운전을 금하는 방식으로 준법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세워져 있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뉴스1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세워져 있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 뉴스1
한편,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도 6월 7일부터 임금 인상 요구를 하며 무기한 준법투쟁에 돌입했다. 조종사 노조는 지난 3년간 미인상분 등을 감안해 임금을 10% 이상 인상을 주장했지만, 사측은 2.5%를 제시했다.

노조는 준법투쟁 기간 동안 조종사·승무원 브리핑을 규정대로 이륙 1시간 20분 전에 진행할 방침이다. 이전까지는 승객의 편의를 위해 이륙 2시간 전에 진행해 왔다. 또 활주로 주행 시 법정 속도를 준수하고, 이륙한 뒤에도 최저 규정 속도와 고도 내에서만 비행할 계획이다.

비행 준비 시간 등이 평소보다 길어지면서 국제선은 1시간, 국내선은 30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확인한 결과 9일 오전, 복수의 아시아나항공 김포-제주 항공편이 30~40분가량 지연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준법투쟁에 대응해 항공운송 관련 위기 대응조치 단계를 격상했다.

국토부는 ‘항공운송마비 위기대응 실무메뉴얼’에 따라 기존의 위기경보를 ‘관심’ 단계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항공정책실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본부 운영을 개시하고 항공운송현황에 대한 집중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동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노조의 준법투쟁 쟁의행위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위법 및 안전관련 위반사항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주연 기자 jyhon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