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원에 달하는 자동차의 경우 일시불로 결제하기가 쉽지 않아, 많은 소비자들이 할부금융을 이용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할부금융 시장의 규모는 현재 약 33조원 규모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커지자 많은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동차 딜러와 할부금융사 간의 혈통(?) 거래다. 실제 몇몇 현대차 딜러들은 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현대 캐피탈 금융을 이용하면 자동차 할인 등 혜택이 있다고 소개한 뒤 자연스레 해당 할부금융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부금융사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캐피탈을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고객 중 70% 이상이 현대 캐피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딜러들이 자동차 할인 혜택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현대캐피탈을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딜러들이 직접적으로 소비자들에게 할부금융사를 추천하니, 현대캐피탈보다 더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하는 할부 프로그램이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다른 대안을 알아보지않고 딜러들이 추천해주는 캐피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 다나와 자동차 견적 시스템 화면 캡쳐

실제 다나와 자동차 견적 서비스를 통해 현대 쏘나타의 견적을 뽑아보니, 대출기간 36개월 대출금액 1000만원에 해당하는 할부금리가 메리츠캐피탈 온라인 다이렉트 5.2%, 하나SK카드 다이렉트 오토할부 5.5%, 삼성카드 수퍼 오토할부 5.5% 현대캐피탈 신 오토할부 5.9% 순으로 나타났다. 즉, 같은 회사의 혈통 거래 때문에 소비자들은 약 11만원이나 더 되는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것이다.

한 할부금융사 관계자는 "실제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 중 약 70%가 현대캐피탈을 이용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제대로 된 권리 보호를 위해서라도 이러한 행태가 있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선우 윤 기자 su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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