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유진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의 웹브라우저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국내 점유율이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액티브X에 대한 거부감과 성능저하, 최근 발견된 IE의 심각한 보안 취약점이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크롬의 점유율이 훨씬 더 높다. 하지만 국내 주요 금융권과 인터넷 상거래가 여전히 액티브X 기반으로 구축된 특수한 환경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IE의 점유율은 글로벌 추세와는 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웹브라우저 점유율 추이 (그림=스탯카운터)

 

9일 글로벌 IT시장조사 기관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컴퓨터(데스크톱, 노트북) 브라우저 시장에서 IE 점유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E 점유율은 지난 1월 78.83%에서 조금씩 하락해 4월에는 73.35%를 기록했다.

 

반대로 구글이 개발한 크롬은 1월에 17.76%에서 점차 상승세를 보이며 4월에는 22.18%까지 증가했다. 사파리와 기타 브라우저는 1%대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IE 점유율이 줄어들고 크롬의 점유율이 증가하는 것은 액티브x에 대한 거부감을 비롯해 IE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검색속도 저하 등이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최근 불거진 IE의 심각한 보안 취약점으로 인해 사용자들이 불안함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해외에서는 이번 취약점을 이유로 정부가 나서 IE 사용 자제를 당부한 바 있다.

 

보안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밝혀진 IE 취약점은 악성코드에 감염될 경우, 공격자가 메모리 전체에 대한 검색 및 수정 권한을 얻을 수 있어 PC의 내용을 모두 탈취당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IE 점유율이 아니라 IE만 사용하는 환경이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IE 점유율은 여전히 70%가 넘는다. 글로벌 점유율과 비교하면 판이하게 다르다. 주요 금융 사이트들을 비롯해 인터넷 상거래가 액티브 X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웹브라우저 점유율 추이 (그림=스탯카운터)

 

웹브라우저 글로벌 점유율을 살펴보면 4월 기준으로 크롬이 45.22%를 차지하고 있으며, IE는 21.43%를 기록하고 있다. 파이어폭스는 18.62%, 사파리가 9.79% 등 고르게 분포되어 있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IE는 지난 1년간 28.96%(2013년 10월)를 최고 정점으로 점유율이 급락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IE의 점유율이 높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자상거래 시 IE만을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 문제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지난 1월 신용카드 3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발생하고 난 후 IE의 점유율은 더 높아졌다. 카드사의 개인정보 유출 조회와 카드 해지, 재발급 등의 업무가 IE에서만 가능했기 때문이다. 즉, 사용자가 IE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더라도 국내 인터넷 환경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내 100대 민간사이트를 대상으로 점검한 결과, 75%가 IE의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점이 이를 증명해 준다.

 

업계 한 전문가는 “외국은 IE를 사용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반면 한국은 IE 사용을 완전히 중지할 수 없는 환경”이라며, “우리나라가 외국처럼 IE 사용을 중지하면 금융시스템 전체가 마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응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센터장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주도로 액티브X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준비된 상태지만 안정성과 정책적인 이슈로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며, “향후 제반 사항이 모두 충족되면 국내 인터넷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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