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영화 리뷰] 모든 것을 발 아래 둔 남자의 이야기. '하늘을 걷는 남자(The Walk)'

차주경 기자
입력 2015.10.31 21:52 수정 2015.11.01 00:37
[IT조선 차주경] 보이는 모든 것을, 자신의 꿈마저 발 아래 둔 남자의 이야기.

어려서부터 줄타기, 저글링 등 곡예에 관심을 보이던 소년 펠리페 페팃. 어느 날 그는 미국에 지어지는 세계 최대 높이의 건물,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소식을 듣고 전율한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 줄을 탄다는, 세계에 대한 예술적인 쿠데타를 시도하려던 그의 꿈이 현실이 될 기회였기 때문이다.

펠리페는 곧 돈과 동료를 모으고 줄타기 기술을 연마하는 한편, 월드 트레이드 타워 잠입 계획을 세운다.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던 그와 동료들은 디 데이를 맞고, 삼엄한 감시를 피해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진입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생각지 못 한 난관이 계속 닥쳐오는데……

영화 '하늘을 걷는 남자' 포스터 (사진=유니버설픽처스인터내셔널코리아)

세계 최고층 건물이었던 쌍둥이 건물 월드 트레이드 센터.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 사이에 케이블을 연결하고 위험천만한 줄타기를 한 펠리페 페팃의 이야기는 실화다. 일반인이라면 생각만 해도 손에 땀이 나고 오금이 저릴 만하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 이 줄타기는 평생의 꿈이자 자신을 자신으로 있게 하는 존재의 이유다. 나아가 세계를 향한 그의 쿠데타이기도 하다.

영화는 펠리페 페팃의 회상 형식으로 진행된다. , 관객들은 그의 쿠데타가 성공한 것을 미리 알게 된다. 이어 영화는 그 과정에서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리고 꿈을 이뤄 모든 것을 발 아래 둔 그의 심정은 어땠는지를 말한다. 이것이 이 영화의 재미고, 이것이 아주 잘 표현됐다.

쿠데타를 준비하는 펠리페의 모습은 설득력에 박진감까지 넘치게 그려진다.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잠입하는 그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하면서 재미까지 갖췄다. 이어 영화는 클라이막스인 줄타기에 들어가고, 그 순간 관객들의 시선은 펠리페의 시선과 같은 높이로까지 올라간다.

모든 것이 점으로 보일 만큼 높은 높이, 412미터. 그 위에서 오로지 홀로 줄을 딛고 선 펠리페. 평생의 꿈을 이루는 순간이자 자신의 삶의 의미를 바로 세우는 그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든 것을 닫아버리는 악몽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 외줄 위에서는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자신의 감각과 경험에 의존하고, 장대 하나만으로 위험한 삶을 걸어나가야 한다.

이것이 인생이다. 이것은 펠리페 페팃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 역시 삶이라는 외줄을 타고 있는 거다. 때로 그 줄이 미덥지 않게 보일 수 있다. 물론 줄을 놓는 것 자체조차 어렵다. 그 위를 걷는 와중 줄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우리를 위협한다. 영화는, 언제나 마지막 세 발걸음을 조심해야 한다는 펠리페의 교훈마저 넌지시 전달한다.

줄거리와 구성도 좋지만, 화면이 관객을 압도한다. 손이 흥건하게 젖을 정도

감독 : 로버트 저메키스
주연 : 조셉 고든 레빗(펠리페 페팃), 벤 킹슬리(파파 루디), 샬롯 르 본(애니), 제임스 뱃지 데일(장 피에르), 벤 슈와츠(알버트)
평점 :  (8/10)

 

차주경 기자 reinerr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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