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 카터 아마존웹서비스(AWS) 부사장은 지난달 CES 한 강연에서 아마존이 기술혁신을 독점할 수 있는 배경으로 3C를 꼽았다. 고객(customer), 문화(culture), 호기심(curiosity) 가 그 것이다. 고객에 대한 집착,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 호기심이 가득한 질문을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을 가장 잘 내재화한 기업으로 아마존을 꼽지 않을 수 없다. 흔히 온라인유통회사로 알고 있으나 아마존은 모든 기술의 제패를 기반으로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회사이다. 기업가치가 1000조원을 넘어선다. 우리나라에서라면 독점과 문어발 확장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는 회사이다.
이 회사의 CEO인 제프 베조스가 추구하는 가치는 딱 두 가지이다. 하나는 고객에게 유일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장이다. 1994년에 온라인서점으로 출발한 이후에 한번도 성장을 멈춘 적이 없다. 이 회사가 채택한 기술과 확장한 사업(필요하면 인수)은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유니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는 고객 반응을 보기 위해 끊임없이 실험과 시험을 한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터비전, 딥러닝, 센서퓨전, 로봇 등 모든 기술을 망라한다. 무인 매장까지 포함해 오프라인 매장을 2000개로 확대하는 계획을 세웠다. 온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옴니채널 전략을 구사한다. 이어령교수는 자신의 ‘디지로그’ 개념의 예로 아마존 사례를 들기도 한다.
물류창고의 스토우(stow), 키바(kiva) 로봇, 인공지능 스피커 알리사(Alisa), 클라우드서비스(AWS), 별도의 주문 없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익일 배달해주는 대쉬(dash), 최초 무인매장 아나존고AmazonGo), 유기농유통 홀후드(wholehood) 인수, 약품 온라인유통 필팩(phillpack)인수, 트럭,선박,항공 물류까지 이루 헤아릴 수가 없다.
정보기술(IT)기업이 아니면서도 가장 앞선 IT 능력을 가진 회사라 할 수 있다.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만 명에 가까운 IT 인력을 찾고 있다.
기업은 끊임없이 고객을 탐구해야 한다. 빅데이터가 좋은 수단이 될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최근 한 야당의 육포 선물 실수도 고객인 유권자를 세심하게 살피는 습관과 거리가 멀기에 생긴 일이다.
기업은 자신들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주는 프리미엄 고객만을 위한 정책을 쓸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제 지지 기반 만이 아니라 전체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보고 일해야 한다. 13대 대선처럼 30%대 득표율로도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핵심적인 덕목이다.
기업의 독점, 담합 등 시장을 왜곡하는 행위는 공정거래법으로 엄격하게 관리한다. 그러나 정치권은 통제를 받지 않는다.
이런 정치권이 완성도가 높지 않은 여론조사나 통계를 앞세워 사실을 왜곡한다. 지지가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국민을 내세우다가 지지가 낮을 때는 자신들의 소신과 믿음을 내세운다. 이런 행태를 멈춰야 한다. 정치인에게 소신이라며 무슨 일이든 막무가내로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 게 아니다. 기업이든 정치권이든 고객의 뜻을 잘못 읽으면 망할 수 밖에 없다.
아마존이 왜 고객에 집착하는지, 어떻게 고객을 파악하는지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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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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