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국가와 지역을 뛰어 넘어 이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수십 만명까지 예상하기도 한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공포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에서는 사망자가 2만 명에 달한다. 911테러나 진주만 공격과 맞먹는 치욕적인 사건으로 여겨진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미국 전역이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전 세계가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피해를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전쟁은 수많은 인명의 피해와 함께 국가의 인프라와 산업을 파괴시킨다. 전쟁 후에 어떻게 상실의 상처를 치유하고 재건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미래가 달렸다. 기존 전쟁과 달리 코로나와의 전쟁은 물리적인 파괴를 일으키지 않는다. 다만 산업과 경제 생태계가 망가지고 수많은 기업이 위기를 맞게 된다. 전쟁과 다를 바 없다.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나라는 그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의 삶을 개선한다는 일념으로 무리한 정책을 펼쳐 왔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워 최저임금을 무리하게 인상했으며 주52시간제를 밀어 붙였다. 오히려 중소자영업자가 어려워지고 일자리는 줄어들었다. 중소자영업을 돕겠다거나 청년들을 지원한다고 돈을 풀고, 재정으로 공적 일자리 특히 노인들의 임시 일자리를 늘려가며 겨우겨우 땜질해오던 터였다.

아슬아슬하게 버텨오던 경제가 급기야 코로나 공격으로 KO 당하기 직전이다. 텅 빈 명동거리가 현 상황을 대변해 주는 듯하다. 하루에 6000명 이상의 실직자가 발생해 실업대란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모든 경제 활동을 멈추면서 모든 산업이 도산 위기를 맞고 있다. 중소자영업만이 뿐 아니라 항공 및 연관기업, 호텔 여행업, 정유, 스포츠, 문화공연, 교육, 농업 등등 일일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지경이다. 오죽하면 병들어 죽나 굶어 죽나 마찬가지라는 극단적인 말들이 돌까 싶다.

전쟁의 상처를 빠르고, 바르게 복구해야 한다. 전쟁 후에 먹을게 없어 배급을 주듯이 자금을 나누어 주며 국가 여력을 소모하지 말아야 한다. 나누어준 돈을 다시 기부하게 한다며 미담으로 꾸밀 게 아니라 여유있는 사람에게는 애초에 돈을 나누어 주지 말아야 한다, 임차인이 임대료를 부담 못하면 임대료가 낮아져야 하는데 착한 임대를 지원한다며 국가가 높은 임대료를 떠받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 종합적인 판단 능력이 없는 정치인들이 앞다퉈 포퓰리즘 정책을 양산하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특별 조직을 설치해야 한다. 6,25로 파괴된 국가의 재건을 위해 부흥부가 있었다. 유엔도 한국통일부흥위원회(UNCURK)를 설치하여 한국을 지원했다. 국가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신속하게 집행하며 종합적인 고려를 위하여 전문적인 능력과 권한을 가진 한시적인 특별 조직을 검토해야 한다.

복구는 있던 그대로가 아니라 기왕에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경쟁력 있는 국가로 만드는 일이다. 돈을 쏟아 부어 경쟁력없는 기업이나 산업 또는 중소기업을 연명케 할 것이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프로세스 혁신 등 경쟁력을 확보하는 특단의 구체적 계획에 지원해야 한다.
대기업을 도외시하는 시각도 당장 버려야 한다. 집권당의 총선공약도 대기업에 여러 제약을, 중소기업에 온갖 지원을 약속한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수 있으나 퇴출 대상으로 여겨서는 국가 경제를 지탱할 수 없다.

국가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비용부터 낮아져야 한다. 상대적으로 생산성보다 높은 비용(부동산, 임금 등)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중소기업의 평균 임금이 대기업의 50% 밖에 안 된다고 지적하지만 생산성은 30% 남짓 밖에 안 되는 현실도 목도해야 한다.

이 상황이 지속하면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줄고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는 늘어나는 결과가 된다. 결국 좋은 일자리는 해외로 점점 빠져 나가고 힘든 중소기업, 자영업만 남아 힘든 고용 환경이 지속될 것이다.
부동산 비용이 비싼 것만 탓 할 것이 아니다. 삶과 일의 방식을 바꿔 기업이든, 개인이든 부동산을 적게 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ICT와 로봇 등에 투자해 인적 생산성도 보완해야 한다.

온라인개학이 교육현장에 혼란도 일으키겠지만 새로운 교육을 고민하고 투자하는 기회도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교육뿐 아니라 의료, 금융, 항공, 유통, 모든 분야로 확산되도록 투자하고 규제를 빨리 철폐해야 한다.
전쟁이 지나고 나면 새로운 부자가 태어나며, 새로운 부자 나라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비상한 위기의 시간을 지도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려면 말로가 아니라 특단의 계획과 행동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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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ho123j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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