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개발하는 모바일 차기작 ‘블레이드앤소울2’는 2020년 4분기쯤, 콘솔·PC 플랫폼게임 ‘프로젝트 TL’은 연내 테스트를 거쳐 2021년 출시된다.

엔씨소프트는 12일 컨퍼런스 콜을 열고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요 게임 개발 정보를 공개했다. 엔씨는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2020년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7311억 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매출의 75.6%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2019년 11월 27일 리니지2M을 출시했는데, 이 게임 하나로 거둬들인 매출은 3411억원에 달한다. 전체 매출의 46.6%쯤에 해당한다. 리니지M 또한 리니지2M 출시로 인한 내부잠식 효과에 대한 우려를 깨고,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9% 늘려 2120억원을 기록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리니지2M은 모바일게임으로서는 드물게 출시 이후 초반 트래픽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타 게임에 비해 안정적인 흐름으로, 연말까지도 안정적인 매출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리니지M은 2018년 2분기 매출 안정화에 접어든 이후 분기 매출 2000억원 초반 대를 꾸준히 유지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업데이트 반응이 긍정적인데다가 2분기에는 서비스 3주년 기념 콘텐츠 추가와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므로 더 좋은 성적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엔씨는 향후 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다수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이른 시기에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은 블레이드앤소울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엔씨 대표 지식재산권(IP) 중 하나인 블레이드앤소울을 활용해 만드는 모바일게임이다.

윤 CFO는 ▲액션을 베이스로 삼는다는 점 ▲무협 세계관을 활용한다는 점 ▲그래픽 등 게임 세부 요소를 동양적으로 구성한다는 점 등을 블소2나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꼽았다.

그는 "블소2는 PC 원작과 마찬가지로 리니지 IP를 활용한 게임과는 또 다른 이용자 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원작의 해외 매출 비중이 한국 매출보다 높았던 만큼 개발 초기부터 세계 시장을 고려했고, 리니지 시리즈와 내부잠식 효과는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콘솔 게임 개발에도 열을 올린다. 엔씨웨스트는 리듬게임 퓨저를 2020년 가을 북미·유럽 지역에 가을 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 원, 닌텐도 스위치, PC 플랫폼에서 선보인다. 프로젝트 TL은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을 바탕으로 모바일·PC 플랫폼에서 개발하는 게임이다.

윤 CFO는 "2020년 하반기 중에 프로젝트TL을 테스트할 예정이므로 개발 상황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내년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며 "개발 자체는 PC·콘솔을 아우르는 방향으로 진행하지만, 플랫폼 사업자와의 계약 관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출시쯤 더 자세한 사항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 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려 1분기 매출을 견인한 최신작 리니지2M은 연내 글로벌 시장에 나온다. 윤 CFO는 "리니지2M의 경우 콘텐츠 면에서는 해외 버전을 위한 개발을 별도로 많이 하지는 않았다"며 "한국 버전과 거의 비슷한 게임을 현지화해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정확한 출시 시기나 지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이 자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중립적’으로 판단했다. 윤 CFO는 "내부에서 코로나19가 회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은 했으나,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다만 트래픽,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외부 상황보다 업데이트, 행사 진행 등 콘텐츠 관련 요소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해외 진출 과정에서는 직원 해외 출장이 어려운 상황이나 공급망 문제로 서버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는 어려움을 겪지만 예상 진출 시기에는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다"며 "최근 미국·유럽·일본 쪽 매출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정확한 이유는 분석 중이다"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감정평가액이 8000억원에 달하는 경기도 성남 판교구청 예정부지를 매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윤 CFO는 이에 대해 "경기도 판교 엔씨소프트 본사 건물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 수용량은 2~3년전쯤 이미 넘어섰고, 전체 직원 중 4분의 1쯤은 다른 빌딩에 근무했다"며 "직원 복지나 근무 효율 면에서 문제가 있는 상황이어서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는데, 판교에서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 기회가 있을 때 시도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판교구청 예정부지 관련 최종 계약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윤 CFO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게임 산업 진흥 종합계획에 과몰입 방지,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 등이 포함된 것에 대해 "2017년부터 업계 자율규제방안을 마련해 충실히 이행하는 상황으로, 관련 내용은 회사, 협회 차원에서 여러 소통 경로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1분기 엔씨 로열티 매출은 2020년 1월 진행한 신성검사 콘텐츠 추가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는 528억원을 기록했다.

윤 CFO는 "향후에도 대만 시장에서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