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2년, 패기와 인내로 만든 ‘뉴LG’

김준배 기자
입력 2020.06.28 06:00
구광모 회장 2년 LG 색깔이 확실히 드러났다. 미래 캐시카우 발굴을 위한 젊은 회장의 '패기’ 그리고 하나의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신뢰 기반의 ‘인내’가 보인다.

내부 평가도 긍정적이다. 과감한 결단 그리고 될성싶은 곳에 집중 투자하는 모습에 고개를 끄덕인다. LG 한 임원은 ‘조용한 실용주의’라고 설명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젊은 회장 구광모 대표에게는 조직의 ‘공감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그런 측면에서 2년 평가는 성공적이다. LG그룹도 지난 2년 "‘뉴LG’가 궤도 위에 올랐다"고 평했다. 구 회장은 정확히 2년 전인 2018년6월29일 만 40세 나이에 회장에 취임했다.

27일 LG 및 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체제 2년 LG는 미래 준비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갔다. 많지 않은 나이 그리고 상무에서의 갑작스런 회장 취임이었지만 성장을 위한 기틀을 닦았다. LG만의 DNA를 확실히 살려 흔들리지 않는 캐시카우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전기차 배터리를 만드는 LG화학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다. ‘확실한 먹거리’ 인식에 사활을 걸고 지원을 펼쳤다. LG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배터리 관심은 각별하다. 세세한 것까지 보고 받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덕분에 올해 LG화학은 여러 이벤트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인력 유출에 대한 SK이노베이션 소송전 그리고 정부 ESS(에너지저정장치) 화재 원인 발표에 대한 입장이 사례다. 문제점에 대해서는 지적한다는 것이다.

LG화학의 연이은 사고에 대한 대처도 주목된다.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발생한 사고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했다. 충남 서산 화재 현장은 구 회장이 직접 헬기를 타고 찾아가 보고를 받고 대책을 지시했다. 지체 없는 결단이었다. 현 경영진을 믿고 맡긴 점도 내부에 큰 힘이 됐다. 인내와 믿음의 경영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회사가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GM과 1조원씩 출자해 ‘얼티엄 셀즈’ 합작사 설립도 과감한 결단이다. 자동차 시장의 메카는 미국이다.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이다.

강력한 지원에 LG화학도 힘을 내고 있다. 올 1분기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CATL을 제치고 전기차 배터리 시장 1위에 등극했다. 경쟁사보다 앞선 과감한 투자가 테슬라 등 수요처에게 ‘확실한 공급원’이라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평가다.

구광모 회장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를 살펴보고 있다. / LG그룹
‘디자인 경영’ ‘인공지능(AI) 육성’ ‘디지털전환 시도’ 역시 구광모 회장 체제 눈에 띄는 성과다.

LG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여러 분야에서 중국 경쟁사의 추격을 받고 있다. LG만의 수십년 노하우가 묻어난 새로운 경쟁력이 필요하다. 기술 성장에 한계가 있다면 디자인 완성도로 극복해야 한다. 구 회장은 2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 "디자인이야말로 고객 경험과 감동을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체형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 20mm 두께의 벽밀착 TV ‘올레드 갤러리 TV’ 등 올들어 출시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호평을 받는 이유다.

조용하지만 과감하게 내부 인공지능(AI) 투자를 이어갔다.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미래 전략산업과 연관된다. AI기술을 적용해 기술 개발의 한계를 극복하고 비용 절감 방안을 찾는다. 협력사, 중소기업, 스타트업과의 상생의 AI 생태계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AI경연대회 1위 성과도 얻었다. 올해 컴퓨터 비전 학회인 ‘CVPR(Computer Vision and Pattern Recognition)’이 개최한 글로벌 대회에서 아마존, 도쿄대 등을 제치고 연속학습 분야 당당히 1위를 기록했다. 아직은 추격자 위치인 AI분야에서 1위를 했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다.

과감한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 투자도 빼 놓을 수 없는 구광모 체제의 LG그룹 변화다. 기존 한국 기업 문화에서는 쉽지 않은 과감하면서도 공격적인 결단이다.

젊은 회장 구광모 LG 대표의 2020년 디지털 신년사 일부 / LG그룹
LG전자의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회사 ZKW 인수, 산업용 로봇 전문기업 로보스타 경영권도 인수했다. LG화학은 미국 자동차 접착제 회사 유니실, LG생활건강은 미국 뉴에이본과 일본 에바메루를 인수했다.

스타트업 발굴은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LG테크놀로지벤처스’가 담당한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5개 계열사가 출자했다. 2018년 출범 후 이미 AI, 로봇, 자율주행 등 18곳의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에 약 4600만달러(약 550억원)를 투자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2년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철저한 기획을 바탕으로 미래를 내다본 과감한 결단을 내려왔다.

업계도 구광모 회장 체제 2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다. 특히 2년 동안의 다수의 M&A와 사업체 매각은 확실한 구광모 회장 체제 안착의 결과물이라고 본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LG가 삼성은 물론 중국 신흥기업과의 경쟁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성장동력원을 찾아가고 있다"며 "여기에는 구광모 회장이 중심을 잡고 역할을 한 것이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 기자 j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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