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엔씨소프트, 기대와 우려 공존

오시영 기자
입력 2021.02.10 06:00
올해 2030·해외 시장 공략 등 다변화 추구
확률형 아이템 고집하면 해외·젊은 유저로부터 외면 받을 수 있어

엔씨소프트가 달라진다. 리니지 지식저작권(IP)에만 올인하던 과거와 달리 올해 다양한 신작을 출시하고 젊은 이용자와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 여기에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고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통해 수익원을 다양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신작에 ‘리니지식’ 확률형 아이템을 그대로 도입할 경우 저변 확대에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9일 쇼케이스에서 신작 ‘블소2’를 소개하는 김택진 대표 / 엔씨소프트
9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이날 신작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 온라인 쇼케이스를 열고 세부내용을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가 진행하는 사전예약 행사는 프로야구H3, 트릭스터M 등 3개다. 회사는 1분기 내 트릭스터M을 출시하고 나머지 게임은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리니지2M, 블소2 등 다양한 게임을 서구권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콘솔 시장에도 진출한다. 그 선봉장은 블소2다. 김택진 대표는 "블소2는 액션에 관해서 MMO의 정점을 찍는 것이 목표다"라며 "기술적 혁신을 통해 이뤄낸 자유 액션은 물론 MMO에서 과연 가능할까라고 생각했던 새로운 액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그런 경험은 MMO 환경에서 수많은 플레이어가 함께 PC·모바일뿐 아니라 클라우드, 콘솔과 같은 크로스플랫폼에서 작동하게 된다"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또 5일 열린 2020년 연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차세대 콘솔 기기에 출시할 AAA급 콘솔게임을 개발하고 플랫폼 다변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콘솔게임은 2022년쯤부터 출시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게임 이외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에도 공을 들인다. 뮤지컬 공연과 인기 SF 영화 승리호 배급사 투자, K팝 플랫폼 유니버스 출시 등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달라졌다"

이는 과거의 엔씨소프트와 사뭇 다른 모양새다. 그 동안 지적받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 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속내는 다르다. 모든 매출이 리니지와 한국시장에서만 나오기 때문이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1%다. 또 한국 시장 매출 비중은 83%에 달한다.

이 탓에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지갑이 두둑한 한국 ‘아재’ 또는 린저씨만 노린다는 이미지가 굳혀있다. 신작 출시 주기 또한 2~3년으로 긴 편이었다.

업계 역시 엔씨가 이런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다변화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게임 포트폴리오에 더해 타깃 이용자층을 20·30 젊은 세대로 확대하고, 서구권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해 이미지 개선은 물론 실적 추가 확대까지 노린다는 해석이다.

엔씨는 특히 해외 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서구권, 일본에서 모바일게임이 자리 잡으면서 점점 캐주얼 RPG 경험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요가 점점 무거운 RPG게임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향후에는 콘솔 이용자도 품을 수 있는 게임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확률형 아이템에 우려감 높아져

게임 업계는 엔씨의 새 도전에 기대감을 높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는 한국에서 손꼽는 게임 기업이지만 한국 시장·리니지 IP에 다소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며 "블소2 등 야심 차게 내놓는 신작이 잘 돼서 해외에 K게임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래야 해외 진출을 노리는 후발 주자에게도 자극과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뜨거운감자로 떠오른 확률형 아이템 비즈니스모델(BM)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젊은 이용자나 해외 이용자는 과한 확률형 아이템 BM에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이다. 만약 엔씨가 차기작에서 리니지와 비슷한 수준의 과금 모델을 채택한다면 의도한 저변 확대에 제한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젊은 이용자나 해외 이용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리니지 형제와는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며 "특히 확률형 아이템 BM에 대중의 시선이 좋지 않은 만큼 이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젊은 세대는 리니지를 즐기는 이용자층과 달리 확률형 아이템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며 "특히 서구권 이용자는 과금이 게임의 균형을 파괴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 학회장은 이어 "단순히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 엔씨 기존 IP만을 활용해서는 서구권을 제대로 겨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중국 게임사 미호요의 ‘원신’처럼 서구권에도 먹힐만한 새 IP를 창출하려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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