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재 라이프시맨틱스 대표 인터뷰
국내 최초 디지털 치료제 상장 기업 발돋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의료 수요가 커진다. 시장 수요가 커지자 정부도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 우리나라의 한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 기술 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다. 디지털 치료제 기업이 주식시장에 발을 들이기는 이번이 국내 처음이다.
IT조선은 코스닥 상장을 앞둔 디지털 치료제 기업 라이프시맨틱스의 송승재 대표를 만났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올해 상장이후 디지털 치료제 허가임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 디지털 치료제를 포함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품목분류를 신설한 데 따른 것이다.
송 대표는 "공모자금의 절반 가량을 디지털 치료제 임상에 활용할 계획이다"라며 "호흡 재활과 암 환자 예후관리 등 탐색 임상을 완료한 디지털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허가임상에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내 디지털 치료제 시장 상황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며 디지털 치료제가 K바이오의 차세대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치료제, 고령화 시대 필수 요소"
송승재 대표가 라이프시맨틱스를 창업한 계기는 암 투병을 한 어머니 영향이 컸다. 송 대표는 "성균관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의료정보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며 "박사 과정 당시 어머니가 암에 걸렸는데 환자와 보호자, 의료공급자간 정보 격차가 크다는 것을 체험하고 창업을 했다"고 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사회 현상에도 주목했다. 송 대표는 "초고령 인구의 진료 총액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재정 상황을 위해서라도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예후관리가 동반돼야 한다"며 "디지털 치료제를 비롯한 디지털 헬스케어는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필수 서비스가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호흡재활 프로그램인 ‘레드필 숨튼’과 암 환자를 위한 예후관리 디지털 치료제 ‘레드필 케어’를 보유했다. 레드필 숨튼은 주 3~5회 병원에 내원해 호흡기 재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다. 수가 문제 등으로 병원 내 호흡기 재활 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점에서 착안됐다. 레드필케어는 암 환자의 예후를 관리해 삶을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표하는 디지털 치료제다.
회사는 이 밖에도 병원과 환자를 이어주는 비대면 진료 서비스 ‘닥터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서비스형 디지털 헬스 기술 플랫폼 ‘라이프레코드’ 등을 서비스한다.
"韓 주도권 쥘 수 있어"
일각에선 우리나라가 디지털 치료제 시장 주도권을 쥐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우려한다. 미국만 해도 2020년 기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투자금이 2013년 대비 10배 이상 오른 140억달러(약 15조 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디지털 치료제 시장도 함께 꽃 피우고 있다.
송승재 대표는 이 같은 주장을 반박했다. 시장 수요에 맞춰 정부가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규제를 풀어가고 있는 만큼, 주도권을 충분히 쥘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와 우리나라의 기술 격차는 적다"며 "디지털 치료제만 해도 우리나라는 ‘선집입 후평가’를 위한 규제를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점에서 한국의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상황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산업 성장에 필요한 규제 개선 노력이 꾸준히 이어진다"며 "대기업의 시장 진입에 이어 관련 창업도 활발해지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규제와 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만큼,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2012년 창업 이후 시장 성장과정을 지켜봤고, 이젠 입법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라이프시맨틱스는 디지털치료제를 필두로 비대면 진료, 의료 마이데이터 등 디지털 헬스 주요사업에 대한 성과로 시장 가능성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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