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블라우 NFT 진행한 오리진프로토콜 인터뷰
130억원 모금…북미 NFT 경매 사상 최고 기록
"NFT는 최고의 블록체인 활용 사례…반짝 인기 아냐"

블록체인 기반의 NFT(대체 불가능 토큰)가 세계적으로 인기다. 패리스 힐튼부터 일론 머스크의 부인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 그라임스,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까지 다양한 유명인사가 NFT에 큰 관심을 보인다.

그런 가운데 최근 북미에서 NFT 경매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한 사례가 나타났다. 미국 유명 DJ 블라우는 한 블록체인 업체와 손잡고 자신의 한정판 앨범을 NFT화해 약 130억원 이상을 모금했다. 앨범 경매 우승자는 한정판 콘텐츠를 즐길뿐 아니라 향후 블라우와 1:1 화상 통화, 앨범 프로듀싱 레슨, 무대 백스테이지 패스 등 소통 기회가 추가로 부여된다. 팬 입장에서는 아티스트와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디지털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IT조선은 DJ 블라우와 손잡고 한정판 앨범을 NFT화한 오리진프로토콜의 조시 프레이저 대표를 온라인으로 만났다. 프레이저 대표는 "일상이 디지털화되면서 NFT에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 활용 사례(use case)로 자리매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시 프레이저 오리진프로토콜 대표./ 오리진프로토콜
조시 프레이저 오리진프로토콜 대표./ 오리진프로토콜
NFT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고유의 것을 블록체인 상에서 자산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토큰 1개당 특정 가격을 나타내는 일반 가상자산과 달리 NFT는 토큰 1개당 예술품이나 게임 아이템에 대한 희소 가치를 나타낸다.

"NFT, 아티스트·팬·블록체인 생태계에 윈윈(win)"

오리진프로토콜은 당초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기존 공유경제 서비스 중개자가 수수료를 과도하게 가져간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이를 해결하고자 블록체인 기반으로 돌아가는 공유경제 방식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사업을 펼쳤다. 세계 유명 VC는 오리진프로토콜의 이 같은 아이디어를 높게 사고 3800만달러(약 429억원)의 자금을 집행했다.

승승장구하던 오리진프로토콜이 갑자기 NFT에 눈을 돌린 이유는 뭘까. 프레이저 대표는 "오리진프로토콜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공유경제 시장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상거래 시장에 적용된다"며 "기존 플랫폼에 NFT를 끌어오면 보다 풍부한 오리진프로토콜만의 생태계를 그릴 수 있다고 봤다"고 답했다. 그는 "NFT 경매는 일회성이 아니다"라며 "사후 거래를 통해 디지털 소유권을 다시 사고 팔 수 있다. 오리진프로토콜의 기존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NFT 사후 거래를 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레이저 대표는 NFT가 아티스트와 팬 모두를 만족시키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티스트는 팬과 상호작용할 뿐 아니라 NFT 경매를 통해 비대면으로도 새로운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팬 입장에선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디지털 예술품을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그는 이어 "NFT를 거래할 수 있는 제 2의 시장에서는 이 같은 디지털 예술품이 막대한 가격으로 되팔리기도 한다"며 팬 입장에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과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

오리진프로토콜이 첫 번째 NFT 경매 대상으로 꼽은 아티스트는 미국 유명 DJ 블라우(3LAU)다. 우리나라에서는 소녀시대 효연과 콜라보한 인물로 유명하다. 프레이저 대표는 "블라우는 북미 음악 산업뿐 아니라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인지도 있는 인물이다"라며 "첫 번째 아티스트로 파트너십을 맺고 한정판 앨범에 대한 NFT 경매를 진행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조시 프레이저 대표는 "음악 앨범이 NFT화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걱정이 앞섰다"면서도 "다행히도 아티스트를 좋아하는 팬 반응이 뜨거워 총 13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NFT 시장 주도할 날 온다
일반인 대상 NFT 경매도 선보일 것

조시 프레이저 대표는 NFT가 주요 블록체인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 삶은 점점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전환 속도가 보다 빨라졌고, 이에 따라 물리적 가치보다 디지털 가치에 대한 인식도 커졌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NFT 시장에 대한 관심이 해외만 못한 것 같다는 지적에 프레이저 대표는 "한국은 향후 NFT 시장을 주도하게 될 국가 중 하나다"라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다. 그는 "한국은 가상자산을 비롯한 모든 기술 측면에서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 제품이 출시될 때 가장 먼저 구입해 평가를 내린 뒤 주위에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성향을 가진 소비자군)’ 역할을 해왔다"며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만큼, 한국도 이에 발맞춰 NFT 시장을 주도할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프레이저 대표에게 올해 계획을 물었다. 그는 "DJ 블라우와의 NFT 경매 이후 수 많은 아티스트들이 NFT 경매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아티스트들과 손잡고 다양한 NFT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했다.

오리진프로토콜은 특히 NFT 경매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고객을 위해 특별 경매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프레이저 대표는 "일반인 고객도 NFT 경매에 손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라며 "여기서는 현재 이뤄지는 NFT 경매보다 더 저렴하고 접근성 좋은 상품을 주로 선보이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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