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절차에 돌입한 SK텔레콤이 하반기 구독 사업을 본격화한다. 유료 구독 회원을 기반으로 배송 사업을 키운 아마존 프라임처럼 통합형 구독 서비스를 선보인다. 해당 서비스를 선보일 구독 마케팅 플랫폼으로는 티(T)멤버십을 활용한다.

SK텔레콤은 11일 실적발표에 이어 진행한 컨퍼런스콜(컨콜)에서 이같은 사업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향후 구독 사업을 확장해 2025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기록,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서울 SK T타워 전경 / IT조선 DB
서울 SK T타워 전경 / IT조선 DB
SK텔레콤은 4월 회사 설립 37년 만에 인적분할 방식으로 기존 조직을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으로 분리해 각 회사가 담당하는 사업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존속법인은 가칭 ‘AI & 디지털 인프라 컴퍼니’다. 통신 사업과 디지털 인프라 사업을 진행한다. 신설법인은 가칭 ‘ICT 투자전문회사'로 기존에 진행하던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 ICT 사업을 전개한다.

SK텔레콤은 존속법인에서 진행하는 이동통신(MNO) 사업에서 구독 서비스를 새롭게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영역에서 구독 서비스를 선보여 국내 구독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윤풍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국내 구독 시장은 2020년 49조원에서 2025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며 "SK텔레콤은 제휴 영역과 비즈니스 모델(BM) 확대로 2025년까지 구독자 수 3500만명에 매출 1조5000억원, 마켓 쉐어(시장 점유율)는 25%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구독 마케팅 플랫폼을 선보이면서 통합형 구독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며 "구독 서비스 기대감을 높이는 대표 상품으로 기획 중이며 시장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퀄리티로 선보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MNO 사업을 진행해온 이통사가 구독 서비스의 적격 사업자라고 밝히며 구독 사업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통신과 이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구축하면서 자체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다.

SK텔레콤은 하반기부터 고객에게 제공하던 T멤버십 서비스를 새롭게 개선해 구독 마케팅 플랫폼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현재 미디어와 교육 등의 영역에서 구독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이같은 상품 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상품 큐레이션도 선보인다.

구독 사업 대상은 자사 고객으로만 국한하지 않는다.

한명진 SK텔레콤 구독형상품CO장은 "기본적으로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통합 구독 서비스 패키지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구독 상품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BM은 월 구독료를 받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독 사업은) 5000만 국민을 대상으로 진행하기에 당장 MNO 요금제와의 연게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컨콜에서 1분기 기준 MNO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배경에 5G 가입자 증가가 있다고 밝혔다. 1분기 기준 SK텔레콤 5G 가입자 수는 674만명이다. 전분기 대비 126만명이 순증한 결과다. 5G 요금제 확대와 5G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풍영 CFO는 "5G 신규 요금제와 비대면 상품 등이 고객 선택권 확대에 기여하면서 (4G에서) 5G로의 이동이 촉진될 것으로 본다"며 "당초 올해 5G 가입자 목표를 900만명으로 제시했는데, 현재 추이로 본다면 연말엔 1000만명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