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주도의 겸업제가 시작된 지 3년이 됐다. 생계를 위해 겸엄에 나섰다는 이는 10명 중 6명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중취업에 나선 직장인 수는 갈수록 정체 양상을 보인다. 본업인 회사의 연봉이 낮을수록 겸업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실제로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낮은 탓이다. 부업보다 이직 등을 통해 본래 직업의 수입을 더 늘리는게 낫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직장인이 겸업·부업을 통해 한달간 벌어들인 부수익은 월평균 4만1000엔(43만6000원)으로 집계됐다. 한달에 월 5만~10만엔(53만~106만원)을 번다고 답한 직장인이 가장 많은 27.7%로 나타났다. 3만~5만엔(32만~53만원)이 그 다음으로 많은 18.4%, 1만~2만엔(10만6000원~21만2000원)이 17.7%, 2만~3만엔(21만2000원~32만원)은 13.1%다.
직장인들이 겸업에 투입한 시간은 월 40시간(22.2%)쯤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적게는 월 10만원, 많게는 월 100만원을 더 벌기 위해 40시간을 투자한 셈이다.
직장인의 겸업·부업에 대한 관심은 연봉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00만~400만엔(2100만~4200만원) 연봉을 받는 직장인이 가장 많은 45.1%로 나타났고 연봉 200만엔(2100만원) 미만 직장인도 41.1%로 집계됐다. 억대 연봉 직장인이 20~30%대 수요를 보인 것과 비교된다.
현지 직장인들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 겸업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생계유지' 목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쿠르트웍스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61.5%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겸업·부업에 나섰다고 답했다. 퍼스널총합연구소의 조사 결과도 비슷하다. ‘본업 수입만으로 생활하기에 불충분하다'고 답한 직장인이 59.8%로 나타났다.
한편에서는 현지 직장인들이 겸업·부업에 내몰린 이유가 노동시간 축소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정부는 노동법 개정을 통해 2020년 4월부터 중소기업 노동시간을 월45시간, 연간360시간으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회사 잔업이 없어졌지만, 현지 직장인들 입장에서는 잔업수당이 증발해 수입이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업 직장 수입이 줄었다고 답한 사람은 52%로, 변함없다(36%)고 답한 직장인을 압도했다.
소와 토시미츠 인재연구소 대표는 야후재팬과의 인터뷰에서 "겸업·부업을 하고싶다고 답한 직장인들의 속마음은 ‘귀찮은 부업보다 본업 직장을 통해 더 돈을 벌고싶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며 "잔업수당이 없어진 직장인들이 하는 수 없이 부업시장으로 내몰린 것이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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