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추가 할당에 이통3사 갈등 고조…경매 대신 대가 할당 요구도

김평화 기자
입력 2022.01.04 18:12
"이번 사안은 특정 사업자에 대한 주파수 단독 공급이다. 공정성 문제를 낳는 특혜다." (SK텔레콤, KT)

"주파수를 추가 할당받으면 타사와 동일한 대역폭이 될 뿐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LG유플러스)

주파수는 LTE나 5G와 같은 이동통신 서비스를 할 때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주파수가 없으면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도로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도로가 주파수라면 자동차는 스마트폰을 할 때 이용하는 데이터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과기정통부에 5G 이동통신 주파수 추가 할당을 요청했는데, 정부가 이 요구를 사실상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인다. 주파수는 이통업계 비즈니스의 핵심 자원인 만큼 SKT와 KT의 반발이 거세다. LG유플러스는 주파수 추가 할당이 5G 품질 향상에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SK텔레콤과 KT는 주파수 경매 역사를 고려할 때 불공정 사례를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한다.

경매 대신 대가 할당 방식으로 주파수를 분배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도 있지만, 정부는 경매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공개 토론회 모습 / 김평화 기자
과기부, 추가 할당으로 5G 통신 품질 높인다…LGU+ "추가 할당에도 경쟁 우려 없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5G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계획(안)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정부가 2021년 12월 5일 발표한 20메가헤르츠(㎒) 폭의 3.5기가헤르츠(㎓) 5G 주파수 할당 계획 밑그림을 그리고자 열린 자리다.

과기정통부는 이 자리에서 3.4G~3.42㎓를 포함한 20㎒ 폭의 5G 주파수를 1개 블록으로 경매에 부쳐 단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18년 5G 주파수 할당 당시 주파수 간섭 우려로 할당하지 못했던 잔여 주파수 대역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다. 경매는 주파수 할당 선례를 고려해 동시 오름 입찰과 밀봉 입찰을 혼합한 2단계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대국민 5G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주파수 추가 할당을 계획했다는 입장이다. 2019년 주파수 간섭 우려가 없어지면서 사용할 수 있음에도 남겨졌던 잔여 주파수를 활용하는 것이 국민 편익에 맞다는 설명도 더했다. 주파수 추가 할당에 따른 이동통신사의 투자 촉진도 긍정적인 전망 요소다.

과기정통부의 판단 밑단에는 LG유플러스의 요구가 있다. LG유플러스는 2021년 7월 20㎒ 폭의 5G 주파수 할당을 과기정통부에 요청했다. 이번에 추진되는 주파수 할당 폭과 같다. LG유플러스는 소비자(B2C)가 사용하는 3.5㎓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가 각각 100㎒ 폭을 갖춘 것과 달리 LG유플러스는 80㎒ 폭만 보유하다 보니 생길 수 있는 서비스 품질 차이를 극복해 소비자 편익을 증대하겠다는 요청 취지를 밝혔다.

김윤호 LG유플러스 공정경쟁담당은 토론회에서 "SK텔레콤과 KT는 3년 전부터 3.5㎓ 대역 100㎒ 폭의 주파수를 활용한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이 성숙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20㎒ 폭을 추가 할당 받더라도 같은 100㎒ 대역폭(현재는 80㎒)이 되기에 업체간 경쟁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며 "모든 국민이 100㎒ 폭의 5G 서비스를 받게 되는 좋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통 3사별 주파수 이용 현황표 / 과기정통부
SKT·KT, 불공정 경매에 따른 공정한 시장 경쟁 훼손 우려

반면 SK텔레콤과 KT는 정부의 주파수 추가 할당 계획 자체가 시장에 불공정 사례를 낳는다고 반발했다. 과기정통부가 추가 할당하는 주파수 대역이 LG유플러스가 기존에 보유한 3.5㎓ 대역과 인접한 만큼 기술 활용 측면에서 LG유플러스에 이점이 있다는 주장도 더했다.

양사는 가입자당 5G 주파수 폭을 비교했을 때 LG유플러스의 주파수 할당 요구가 맞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2021년 10월 기준 가입자 1인에게 할당한 5G 주파수 대역은 SK텔레콤은 11.0헤르츠(㎐), KT는 16.9㎐, LG유플러스는 18.6㎐다. 이미 LG유플러스가 가장 유리한 상황이다.

이상헌 SK텔레콤 정책개발실장은 "이동통신 시장 속성상 좋은 대역의 주파수를 많이 가질수록 좋은 품질의 서비스가 가능하다. 주파수는 통신 서비스 품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경쟁 요소다"며 "주파수 정책 역사상 2G, 3G, 4G까지 이통 3사의 주파수 폭을 같게 맞춘 적이 없는데 LG유플러스 주파수 대역폭이 적어서 보충한다는 것은 말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광동 KT 정책협력담당은 "LG유플러스에만 주파수가 공급되는 방식은 특정 사업자의 이익이 발생해 시장의 공정 경쟁이 훼손된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현격한 5G 속도 차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KT 고객 관점에선 국민의 역차별 현상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5G 주파수 추가 할당 관련 경매 방식 인포그래픽 / 과기정통부
"이번 주파수 할당은 일반 경쟁 상황과 다르다"…LTE 대역폭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과기정통부의 주파수 추가 할당이 기존 5G 할당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로 베이스 상황에서 이통 3사가 모두 경매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특정 사업자에 유리한 대역폭이 할당되는 만큼 일반 경쟁 상황과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오병철 연세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는 "인접한 전파 자원에서의 할당은 일반 경쟁 할당이라는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새로운 가치 산정과 할당에 관한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반복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향후 주파수가 추가로 나올 때마다 같은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신사 협정 식의 합의 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희 숭실대 교수(경영학)는 "특정 사업자에게 할당이 이뤄졌을 때 나머지 사업자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할 시간이 주어졌느냐와 관련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주파수를 추가 할당해야 한다면 다른 사업자도 이에 대비해 충분한 혜택을 보상 받는 정책이나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매가가 적정한가부터 고민해야 한다. 주파수 단독 할당에 따라 경쟁 요소가 낮아지면서 적정 가치보다 덜할 수도, 타 사업자가 경매 들어와서 과도한 가격 상승을 야기할 수도 있는 만큼 대가 할당 방법론을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선 일반 경매 대신 대가 할당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회에선 5G 주파수 추가 할당 과정에서 4G인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대역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통 3사의 5G 서비스 방식이 LTE를 활용하는 비단독모드(NSA)인 만큼 3사의 LTE 대역 주파수 확보 현황을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재 이통 3사가 보유 중인 LTE와 5G 대역폭을 합해 비교하면 SK텔레콤은 245㎒, KT가 205㎒, LG유플러스가 185㎒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이 토론회에서 정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김평화 기자
과기부, 1월 공고 후 2월에 경매 추진…경매 방식의 주파수 할당 원칙 고수

과기정통부는 이번 할당 주파수의 최저 경쟁 가격을 1355억원으로 뒀다. 과거 5G 주파수 할당 대가를 기준으로 마련한 액수다. 과기정통부는 여기에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주파수 활용도를 높이고자 주파수 가치 상승 요인을 추가로 반영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경매를 통해 공급하는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두 가지를 뒀다. 2025년 12월 31일까지 15만개 무선국을 구축해야 하는 조건이 하나다. 이때 3.42G~3.7㎓ 주파수를 지원하는 무선국이 인정된다. 여기에 이통 3사가 공동 구축하는 무선국까지 포함한다.

또 다른 할당 조건은 네트워크 안정성과 신뢰성 강화 방안이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통신 재난과 장애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해 주파수 이용 계획서에 해당 방안을 담아 제출할 것을 사업자에게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계획을 이달 중에 확정한다. 할당 계획 공고는 2월 중에 한 달간 진행할 예정이다. 할당 신청 접수와 경매는 2월 안에 추진한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원칙적으로 2018년 5G 할당 방법을 큰 틀에서 유지하되 특수 경매 상황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겠다"며 "주파수 가치 상승 요인 규모는 오늘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과 함께 시장 분석을 거쳐 추후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에서 경매 대신 주파수 대가 할당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이는 반영될 수 없다는 게 과기정통부 입장이다. 박 과장은 오름 입찰과 밀봉 입찰을 혼합한 2단계가 가장 적합한 방식이라며 경매 방식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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