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플랫폼 기업이 2022년 초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확대와 합법화된 합승 택시 서비스 준비에 나서며 시장 경쟁 2라운드를 예고한다. 2021년 시장 1위 택시중개플랫폼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를 필두로 국내에 불었던 택시 중개 플랫폼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모양새다.

모빌리티 업계의 9일 기준 동향을 살펴보면, 새해 연초부터 택시면허 확보를 위한 택시 플랫폼 기업의 택시 운수 법인 인수합병이 활발하다. I.M 택시 운영사인 진모빌리티는 최근 서울시에 소재 택시운수 기업 2곳을 인수합병했다.

2022년 운수 법인 인수합병을 통해 보유 택시 면허를 900개 규모로 늘린 진모빌리티의 I.M택시 / 진모빌리티
2022년 운수 법인 인수합병을 통해 보유 택시 면허를 900개 규모로 늘린 진모빌리티의 I.M택시 / 진모빌리티
진모빌리티는 2021년 기준으로 750대쯤의 택시면허를 기존에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2개 택시 운수 법인을 인수하면서 900개쯤으로 직영 택시 운영 규모를 확대하게 됐다. 900개 직영 택시 운영 규모는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인 KM솔루션의 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타다 운영사인 VCNC도 1월 80대 규모의 택시면허를 양수하는 등 택시 서비스 몸집 확장에 나섰다. VCNC는 자회사 ‘편안한 이동'에서 운영하는 ‘타다 넥스트'에 양수한 택시 면허를 활용할 계획이다. 타다의 운영사 VCNC는 2021년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지분 60%를 넘겼는데, 이후 공격적인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국내 모빌리티 한 전문가는 "택시 중개 플랫폼의 핵심은 편안한 서비스 등도 있지만, 이동수단인 만큼 사용자가 장시간 대기하지 않고 배차 받을 수 있는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며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끝물을 보이고 있고, 택시 등 이동수단의 이용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면허 규모 증대로 운영 차량을 늘려 배차 순환을 빠르게 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2022년 상반기 합승 택시 서비스 ‘우티플' 개시를 시사했던 우티 / 이민우 기자
2022년 상반기 합승 택시 서비스 ‘우티플' 개시를 시사했던 우티 / 이민우 기자
1월 28일부로 합법화된 합승 택시도 택시 플랫폼 업계의 화두다. 합승 택시는 승객이나 기사 임의로 합승하는 것은 금지하는 대신, 플랫폼으로 합승에 동의한 승객을 이어주는 형태로 승인됐다. 합승하는 승객은 혼자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택시를 이용할 수 있고, 택시기사는 단일 승객을 태우는 것보다 같은 경로에서 더 높은 운임료를 거둔다는 점에서 ‘윈-윈’이 가능한 구조다.

합승 택시는 비슷한 경로나 목적지를 가진 승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공유 모빌리티 개념이 MZ세대를 위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출근이나 대학교 등교 등 이동 수요가 많은 목적지에 대한 합승 택시 이용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국토부에서 ‘동성'간의 합승만 허용한 것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이를 ‘과도한 규제’라고 지적해 재검토할 것을 권고하며 본격적인 사업은 미뤄진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2019년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한 코나투스의 반반택시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 택시 중개 플랫폼인 우티도 ‘우티플'이라는 합승 택시 운영을 시사했지만, 본격적인 사업 구성은 불가능한 상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검토 의사는 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으며, VCNC도 아직 합승택시 계획은 없는 상태다.

우티 관계자는 "상반기 우티플 론칭을 시사하긴 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정확한 서비스 개시 시기나 요금제 등을 구성하기는 어렵다"며 "규제개혁위원회로부터 재검토 권고를 받은 국토부의 택시발전법 등 관련법안의 시행규칙 등이 아직 정확히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