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진 던파 모바일 총괄 디렉터 “최고의 액션 게임이라는 인상 남기기 위해 집중”

임국정 기자
입력 2022.03.25 06:00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매력에 빠져 네오플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던파 지적재산권(IP) 개발에만 몸담았다."

윤명진 네오플 총괄 디렉터(이사) 얘기다. 윤 총괄 디렉터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던파 개발 디렉터로 일했다. 매년 개최되는 이용자 축제인 ‘던파 페스티벌’ 무대에 직접 오르는 등 이용자와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디렉터 재임 기간에 신규 캐릭터 출시 등 발 빠른 업데이트와 이용자 요구를 충족하는 이벤트로 던파 흥행을 이끌었다.

현재는 신작 던파 모바일을 포함해 네오플의 차기작을 개발하는 액션스튜디오의 총괄을 맡고 있다. 24일 한국에 정식 출시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하 던파 모바일)로 새로운 출발선에 선 윤명진 총괄 디렉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윤명진 네오플 총괄 디렉터. /넥슨 제공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했나? 특별히 즐겨 했던 게임은?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게임을 하던 형들을 하루 종일 구경했던 것이 처음 게임을 접했던 장면이다. 6살 때 우연히 ‘버블버블’이라는 게임을 본 후 부모님 몰래 오락실을 가곤 했다. 너무 어려서 잘 못 했고, 몇 판 못 하고 게임이 끝나 분했던 기억이 남아있다.

오락실에 하루 종일 있다가 오는 일이 잦아지다 보니, 어려운 형편에도 부모님께서 남들보다 일찍 컴퓨터를 사주셨다. 덕분에 프로그래밍과 게임도 일찍 접했다.

컴퓨터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 특히 RPG 장르를 좋아했는데, ‘영웅전설’, ‘파이널 판타지’, ‘창세기전’, ‘디아블로’ 시리즈 등을 아주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다."

―게임 개발자를 꿈꾸게 된 계기는?

"부모님께서 컴퓨터를 사주셨을 당시는 지금과 다르게 가정용 PC가 거의 없던 시절이다. 컴퓨터 사용 방법을 배울 수 없었다. 그때 부모님께서 ‘GW베이직’ 책을 사주셨다. 예제로 간단한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코드가 들어있었다. 하루 종일 게임 생각만 하던 저에게 이런 방법으로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재미였다. 그때부터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정작 대학은 경영학과를 갔다. 나름 재미를 느꼈고 금융권으로 취업할 생각까지 갖기도 했다.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은 완전히 우연한 계기로 갖게 됐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잠깐 방황하던 때다. 우연히 가까운 동생이 "요즘 던파라는 게임이 핫한데, 같이 하자"고 하면서 같이 PC방을 다녔고 던파를 접하게 됐다. 그때 던파가 너무 재미있어서 식음을 전폐할 정도로 게임에 빠졌다. 지금은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가 "네오플에서 채용 중이던데, 그렇게 재미있으면 한번 지원해보면 어떨까?"라고 이야기를 꺼냈다. 마침 통계 분석 직원을 채용 중이었다. 채용 공고에도 우대사항으로 ‘게임 내에서 장사를 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 데이터베이스를 다뤄본 사람, 주식 투자를 실패해 본 사람’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 조건들이 전부 저랑 맞더라. 그래서 지원했는데 합격하게 됐고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네오플 입사 후 어떤 일을 했나?

"신입사원 때는 한국 던파의 데이터 분석을 했다. 이후 유료화, 마케팅, 사업, 이벤트, 라이브 서비스 기획 등 여러 일을 거쳐 개발 직군으로 이동했다.

디렉터가 된 후에는 던파 혁신 업데이트나 나이트런 행사, 뉴 밸런스 업데이트, 13년도 던파 페스티벌 등을 기획했다. 아이유와 신봉선 프로모션도 제가 진행했다."

윤명진 네오플 총괄 디렉터. /넥슨 제공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던파 콘텐츠 디렉터를 지내며 많은 유저에 이름을 알렸다.

"던파를 정말 오랫동안, 아주 많이 플레이했다. 처음부터 콘텐츠 개발자로 시작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직원보다는 모험가로서 더 오랫동안 서비스를 지켜봤다.

갑작스레 디렉터를 맡게 됐을 때, ‘적어도 사용자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당시 콘텐츠 업데이트 양이 많거나, 퀄리티가 좋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모험가들이 불편했을 것들을 수정했다. 그중 대부분은 업데이트 목록에 쓸 수도 없는 것들이다. 다만 게임을 즐길 때 조금씩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 것 같다.

특히 모험가들이 배신감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했다. 예를 들면 누군가가 지난달에 산 아이템보다 더 좋은 아이템을 한 달 만에 더 싸게 판매한다는 식이다. 눈앞의 이득을 보고 많은 모험가가 화나게 하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장기적인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일부 모험가를 서운하게 한 적도 있다. 말한 것에 비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저나 회사의 이득을 위해 모험가를 이용하지는 않았다. 이런 점은 당시 유저들이 많이 이해해 줬던 것 같다. 노력을 통해 서비스 안정성이 높아졌던 부분을 인정해 준 듯 하다. 항상 감사하면서도 늘 더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게임 운영과 개발에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게임을 만드는 건 일반적인 상품을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PC 던파나 던파 모바일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개인적인 개발 철학이다.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것은 사용자의 만족도다. 게임을 만들 때 스스로나 담당 직원에게 두 가지 중 하나를 달성하라는 기준을 제시한다. 첫 번째는 ‘개발자임을 잊고, 플레이어로서 지금 만들고 있는 콘텐츠나 시스템을 진심으로 즐겁게 즐길 수 있나’다. 두 번째는 ‘이 개발을 통해 지금 당장은 플레이어를 불편하게 하거나 배신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인가’다.

대부분 경우는 첫 번째에서 만족해야 하고 아주 드물게 두 번째를 만족시키는 경우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둘 다 아닌 경우는 개발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평소 게임 외에 즐기는 콘텐츠가 있나?

"시간이 생기면 대부분은 다른 게임을 해본다. ‘다른 개발자들은 이걸 어떻게 풀어냈을까’, ‘저건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만들었을까’ 하면서 게임을 즐긴다. 원래 책 읽기나 음악을 듣는 걸 좋아했는데, PC 던파를 다시 맡게 되면서 다른 취미는 모두 줄이고 시간 나는 대로 게임을 하는 걸로 좁혔다. 아무래도 다양한 게임을 해보고 많이 배울수록 직원들이나 모험가에게 좀 더 좋은 개발 방향성과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대표 이미지. /넥슨 제공
―던파 모바일을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과거 던파 디렉터 시절, 새로운 게임이 개발 막바지 단계였을 때 내부 테스트를 해보고는 ‘PC 던파 그래픽을 그대로 써서 만들어 보는 것도 재미있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몇 사람과 가볍게 프로토타입(시제품)을 만들었다. 모바일 기기와 도트 그래픽의 조화가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하게 됐다."

―던파나 던파 모바일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유저 콘텐츠 소비 속도를 조절하나?

"던파는 기본적으로 피로도 시스템이 있다. 때문에 다른 온라인 게임에 비해 콘텐츠 소비 속도의 한계가 명확한 편이다. 그래서 소비 속도를 조절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모험가에 비해 콘텐츠 소비 속도가 떨어지는 이들을 보정하는 시스템이나 이벤트 등을 준비한다."

―플레이어로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이 남았는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플레이어로서 ‘이 게임을 하기 전과 후가 어떻게 다른가?’에 대해 집중하는 편이다. 스토리가 중심인 게임이라면, 그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어떻게 게임을 풀어 나갔는지, 어떤 스토리였는지, 감동적이라거나 후련하다거나 다음이 궁금하다거나 플레이어가 게임을 클리어하고 나서 느끼게 하고 싶었던 감정이 잘 전달되는 게임인지를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던파 모바일을 개발하면서 플레이 이후 최고의 액션 게임이라는 강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가장 집중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많은 이가 사랑해 준 덕에 오랜 기간 던파를 서비스할 수 있었고 던파 모바일도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던파는 두 가지 재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화려한 콤보와 스킬을 사용해 몬스터를 처치하고 던전을 클리어하는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와 좋은 장비를 획득해 더 어려운 던전과 몬스터를 클리어함으로써 스스로가 강해진 것을 체감하는 RPG로서의 재미다. 여기에 모험가가 신뢰할 수 있는 개발사가 되는 것까지 총 세 가지 중요한 가치를 갖고 게임을 만들고 있다.

언제나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모든 모험가가 언제까지라도 이 게임을 재미있다고 기억하도록 끝없이 도전하고 있다. 가끔 실수할 때도 있지만,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테니 항상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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