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수소로드맵 속 '수소차' 운명은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5.09 06:00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 추후 대표 국정과제 110가지를 공개했다. 5월 중순부터 시작될 차기 정부에서 추진할 사업과 정책에 대해 각 산업에서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이중 문재인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수소경제사업과 수소차 확대가 윤석열 정부에서도 이어질지 관심이 높다.

수소차는 수소경제의 생산·공급·소비 등 환원 구조 형성을 위한 중요 사업이지만, 충전소 등 필수 시설의 확대 부진과 비싼 생산원가 등 실효성 문제를 지적받고 있다. 급속도로 대중화가 진전된 전기차와 달리 사회 전반의 수소 인프라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만큼, 단기적인 지원책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수소차 정책을 속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온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고성능 수소승용차 ‘비젼FK' / 이민우 기자
인수위는 3일 윤석열 정부에서 실시할 110가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정치행정과 경제·사회부터 외교안보 등 각 분야의 주요 정책목표가 제시된 가운데, 탄소중립과 신에너지 패권 경쟁에 주안점을 둔 전기차·수소경제 등 미래산업 로드맵도 일부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공격적으로 추진했던 수소경제사업과 배척했던 원전사업을 연결한다는 복안을 세웠다. 원전을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 수단으로 활용하는 한편, 핑크수소(원자력 전력 기반 분해 수소) 등을 국내에 만들어질 수소생태계 속에 적극적으로 편입시킬 계획이다.

이밖에도 수소 비축확대와 수입국 다변화 등 견고한 공급망과 수급 안정성을 갖출 주요 자원으로 꼽는 등, 차기 정부에서도 수소를 주요 미래사업의 축으로 키워나갈 것임을 확고하게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와 세세한 부분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글로벌 수소사업을 한국이 선도해야 한다는 기조는 동일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수소 관련 기업 한 관계자는 "수소경제사업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이지만, 인수위 측 역시 탄소중립 시대에 수소경제사업을 차기 정부 주요 사업으로 빼놓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인수위 측에서 본격적으로 수소경제사업에 손댈 의지를 보인만큼, 수소법 개정안 같은 관련 법안과 시행령 등의 급속한 추진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특별시 강동구에 위치한 수소충전소 / 이민우 기자
다만, 윤석열 정부가 구상중인 수소경제사업 중 수소차 확대 부분은 문재인 정부와 비교했을 때 비교적 유보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110가지 국정과제에서 전기차의 경우 충전시설 확대나 윤 당선인 측에서 대선후보 시절부터 공언한 충전 요금 부담 경감 등이 명시됐지만, 수소차는 무공해차 등으로 전기차와 묶였을 뿐 독자적인 국정과제 내용으로는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넥쏘를 청와대 출퇴근 차량으로 지정하는 등 홍보대사 역할을 자처한 문재인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에서는 친환경차 정책의 중심을 전기차가 맡고 수소차는 유럽 등 타국가처럼 트럭 등 상용 영역을 전기차와 함께 양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현재 수소차는 글로벌 사업에서 전기차보다 대중화 부분에서 명백히 열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수소차를 대중적인 승용 용도보다 상용 위주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현대차나 토요타 등이 수소승용차를 출시했지만, 완성차 시장 내 비중은 미미하다. 수소차 글로벌 선도 국가를 표방하는 한국·일본의 수소차 관련 인프라도 아직 성장해야 할 부분이 많은 상황이다.

이호근 대덕대 교수(자동차학과)는 "에너지전환이나 국산화율이 높은 부품 산업의 활용 등 수소전기차가 국내 친환경차 정책에서 담당할 부분은 충분히 존재한다"며 "비록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정책이지만, 윤석열 정부도 일관성을 가지고 수소차 정책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고속도로 휴게소 등 부지 내 200개 수소충전소 설치사업을 보완해 재추진하는 방법도 존재한다"며 "국내의 경우 인구과밀지역에서 반경 10㎞ 이내 또는 15분 안쪽으로 도착 가능한 수소충전소가 있다면 460개 정도의 충전소로 수요량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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