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카우에 대한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의 발표 이후 조각투자가 핫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다음 다섯번의 칼럼을 통해 조각투자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① 조각투자 A to Z를 시작하며
② 조각투자 A to Z: 금융위 발표의 정리와 함의
③ 조각투자 A to Z: 무엇이 문제인가? -1편
③ 조각투자 A to Z: 무엇이 문제인가? -2편
③조각투자 A to Z: 무엇이 문제인가? - 3편
④ 조각투자 A to Z: 왜 하는 걸까?
⑤ 조각투자 A to Z: 규제 대응과 발전 방안

지난 칼럼에서는 정보 불투명성, 가격분석의 불확실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수익률의 현실성 문제, 대리인 문제 그리고 가격검증 강도의 문제를 논의해 투자자에게도 많은 질문과 고민거리를 던져보고자 한다. 더 발전하는 조각투자 시장을 위해서라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아보는 첫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공시 매각 가격과 수익률의 현실성 문제

송아지 조각투자 플랫폼의 평균수익률은 19.7%이라고 한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의 경우 아트앤가이드(열매컴퍼니)는 평균 미술품 가격상승률이 30.6%고, 아트투게더는 48.06%이라고 공시되어 있다. 엄청나게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홈페이지에 이렇게 쓰여 있다. 수익률만 보면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곧 있으면 조각투자자들 모두가 경제적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송아지를 키우면 19.7%의 수익이 나는데 도대체 왜 축산 농가는 경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일까? 7년 된 미술품 거래 스타트업도 30%의 수익률을 내는데 왜 미술시장에서 오래 일해서 잔뼈가 굵은 아트 딜러나 갤러리는 재정이 힘든 것일까? 30년 미술품 거래를 하면 재벌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말이다.

또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띈다.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들은 공동구매 금액을 공개한다. 예를 들면 2021년 7월 28일 아트앤가이드가 공동구매한 문형태의 2017년 작 <Diamond>는 300만원을 모금해 구매가 완료됐다. 그런데 7월 28일에 300만원에 구매했다는 정보가 인터넷에 공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48일만에 2100만원 (0이 하나 실수로 더 붙었는지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다시 말해준다. 무려 7배 맞다!)에 누군가가 사갔다. 48일 전에 300만원이면 살 수 있었던 작품을 누군가가 2100만원에 사간 것이다. 그게 만약 필자라면, 억울해서 밤잠을 설쳤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은 48일 전에 이 작품이 300만원이라는 것을 보고서도 2100만원에 샀다는 것이다. 왜 그랬을까? 진심으로 궁금하다.

10여 년간 크립토 산업을 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말해 주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테라의 앵커 프로토콜은 20%의 수익률을 보여준다고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의 수익률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명백한 폰지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31%의 수익률이라니!

대리인 문제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란 주인(주주)이 대리인(전문 경영인)에게 자신의 이해와 직결되는 일련의 의사결정과정을 위임할 때, 대리인이 주인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는 문제를 말한다. 예를 들어서 한 농가가 송아지 조각투자 업체와 제휴를 맺었다고 생각해보자. A 송아지는 온전히 농가의 돈으로 키워서 판매하고, B 송아지는 조각투자 업체를 통해 투자하게 된 투자자들의 돈을 반 받아서 키워 판매한다. 이때 농가는 투자자들의 대리인으로서 B 송아지를 잘 키워 좋은 가격에 판매해야 할 의무를 가지게 된다.

그러나 어떤 악덕 농가가 있다면, 어쨌든 여물과 축사는 한정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돈으로만 키우는 송아지는 좋은 여물과 좋은 축사에서 키우고, 투자자들의 돈을 반 받고 키우는 송아지는 상대적으로 덜 좋은 여물과 덜 좋은 축사에서 키우는 등 공을 덜 들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송아지 조각투자 플랫폼은 이런 문제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대비하고 있는가?

가격 검증 강도에 대한 문제

이 문제는 플랫폼의 문제라기보다 투자자들이 유의해야할 점이라고 볼 수 있다. 비싼 자산을 분할된 소유권일지라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자신이 사려는 자산에 대해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5억짜리 미술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해보자. 이 작가가 미술계에서 얼마만큼의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 작품 가격이 적정한지, 위작은 아닌지, 누가 소장하고 있던 작품인지 등에 대해 꼼꼼히 확인하고 나서도 이 작품을 살지 말지를 100번도 더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5억짜리 미술품을 만원에 산다고 생각을 해보자. 여기에 대해 얼마 만큼이나 깊게 고민하는가?

‘조각투자 무엇이 문제인가’의 세편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투자하고자 하는 자산은 변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내가 올바른 자산에 제대로 투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 인간의 직관은 위대하다. 직관적으로 이상한 것은 이상한 것일 확률이 매우 높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 메타버스금융랩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류지예 팀장은 아트파이낸스그룹 데이터분석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홍익대학교 메타버스금융랩 연구위원을 겸하고 있다. 주 연구주제는 미술시장, 예술품 거래데이터분석이며 메타버스, NFT등 예술산업 관련 신기술 또한 연구하고 있다.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예술금융 교육과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