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인수 후 환골탈태한 KG스틸(전 동부제철)이 수익성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KG스틸이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및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와 시너지를 위해 자동차 강판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KG그룹은 수익성, 시설 등을 이유로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KG스틸은 2019년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KG스틸은 지난해 ▲매출 3조3547억원 ▲영업이익 2969억원의 실적을 달성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G스틸은 올 1분기에도 ▲매출 9828억원 ▲영업이익 95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1.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97.7%나 늘어난 실적이다. 이 실적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이기도 하다.

철강업계는 KG스틸이 2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이라고 보고 있다. KG스틸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배경으로는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대가 꼽히고 있다.

KG스틸 당진제철소 전경 / KG스틸
KG스틸 당진제철소 전경 / KG스틸
KG스틸은 국내외에서 유일하게 냉연판재류 전 품목을 생산하는 철강사로 석도강판, 아연도금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컬러강판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KG그룹은 X-TONE(엑스톤) 홍보에도 열중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용제로 만든 가전용 친환경 컬러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KG그룹으로부터 인수된 이후 빠르게 경영정상화를 달성한 KG스틸이 자동차 강판 생산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KG스틸은 10여년 전 자동차 강판을 생산해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KG그룹이 쌍용차 인수예정자로 선정돼 관계인집회 등 인수 마지막 작업에 돌입만큼 KG스틸이 쌍용차에 자동차 강판을 제공하는 등 수직계열화를 통해 수익성 확대를 도모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실제로 자동차 강판은 일반 냉연도금재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좋은 제품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현재 KG스틸은 자동차 자체에 사용되는 냉연강판과 차량 머플러에 쓰이는 아연도금강판 등만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KG그룹은 KG스틸의 자동차 강판 생산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 투자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쌍용차의 신차 토레스에 적용된 고장력 강판 등 최신 자동차 강판 기술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포스코센터 앞에 전시된 토레스. / 쌍용자동차
포스코센터 앞에 전시된 토레스. / 쌍용자동차
투자를 통해 자동차 강판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기술력을 확보한다고 해도 수익성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다. 쌍용차를 제외한 타 완성차 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다. 여기에 쌍용차마저 생산량이 많지 않아 오히려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에게 자동차 강판을 납품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쌍용차는 오랜기간 포스코로부터 자동차 강판을 납품받고 있다. 특히 쌍용차와 포스코는 자동차 강판을 함께 개발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쌍용차와 포스코는 신차 개발부터 긴밀하게 협조해 포스코의 기가스틸(인장강도 980Mpa이상), 초고강도강 등 고강도강을 토레스 차체의 78%에 적용했다. 또 양사는 토레스 공동 프로모션에 나서기도 했다.

KG그룹 관계자는 "KG스틸이 쌍용차와 시너지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전에 쌍용차에서 자체적인 미래 비전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다음 스텝이 만들어 질 것 같다"며 "사업계획도 나오지 않았다. 자동차 강판 생산과 관련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KG스틸에서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 시설도 없는 상황이라고 봐야한다"며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기 위한 설비투자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성, 수익성 등도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