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조선 노동균] PC 저장장치의 대용량화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의 등장으로 시장에서 급격히 위축됐던 USB 플래시 드라이브가 모바일 바람을 타고 부활의 날개를 펼 기세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사용 인구가 늘면서 모바일 기기의 제한된 용량을 해결해주는 USB 플래시 드라이브 제품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에는 ‘온더고(OTG)’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OTG USB는 PC와 같은 호스트 기기에 의존하지 않고, 모바일 기기들 간에서도 동작할 수 있도록 수정된 USB 규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는 슬림한 디자인을 위해 충전 및 데이터 입출력용 USB가 일반적인 크기보다 작은 마이크로 USB나 8~16핀 규격을 사용한다. 때문에 일반 USB 규격 제품과는 맞지 않고, 젠더를 이용해 연결하더라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일반 USB 제품들은 PC를 호스트로 사용하도록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일반 USB 제품들도 별도의 OTG 케이블이 있다면 스마트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다. OTG 케이블의 활용도가 십분 발휘되는 기기가 바로 윈도 태블릿이다. 윈도 태블릿은 디스플레이 크기가 작을 뿐, 실질적으로 PC 환경과 동일하게 구동되기 때문에 OTG 케이블로 마우스를 연결하면 마치 PC에서처럼 마우스 커서를 조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주변기기 연결을 위한 용도를 넘어 스마트 기기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는 OTG USB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경우 엔트리급 모델의 경우 8~16GB, 고사양 모델에서야 32~64GB의 저장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하다보면 어느새 저장공간의 부족에 부딪치는 사용자 수요를 감안한 흐름이다.

 

보통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의 데이터를 옮기기 위해서는 일단 PC에 연결해야 한다. 이후 해당 데이터를 PC에 보관하거나, 다른 기기로 다시 옮겨 이를 감상하는 수순을 밟는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PC의 경우 마이크로 SD 카드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별도의 리더기를 통해 PC와 연결해야 함은 마찬가지다. 결국 PC가 모든 데이터의 허브가 되는 셈이다.

 

반면, OTG USB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 바로 연결하면 PC에서 이동식 드라이브를 사용하듯 바로 사용 가능하다. 별도의 젠더나 케이블도 필요없다. 스마트폰 내의 사진을 바로 OTG USB로 백업하고, 태블릿 PC의 동영상을 복사에서 붙여넣기만 하면 된다. 물론 대부분의 OTG USB는 한쪽에 해당 스마트 기기용 단자를, 다른 한쪽에는 일반 USB를 지원하기 때문에 PC와도 연결 가능하다.

 

▲G-모비 아이스틱(사진= PQI코리아)

 

백업 용도 외에도 동영상과 같은 대용량 콘텐츠를 OTG USB에 담아 휴대하고, 해당 영상을 감상할 때만 스마트 기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것도 OTG USB를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평소에는 스마트 기기의 용량을 충분히 확보해 둘 수 있다는 점에서 엔트리급 스마트 기기의 부족한 저장공간을 대체하는 보조 기억장치로서의 면모를 십분 활용할 수 있다.

 

그동안 OTG USB는 안드로이드 계열 제품용으로 주로 많이 출시됐는데, 최근에는 애플의 8핀 단자를 채택한 제품들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애플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의 경우 안드로이드와 달리 탐색기와 같은 기능이 지원되지 않아 USB의 활용도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제품들은 별도의 전용 앱을 통해 사진이나 동영상 앨범은 물론 연락처를 백업, 복원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아이플래시 드라이브(사진= 피노컴)

 

한편, 단순한 USB를 넘어 다양한 기능과 형태로 무장한 OTG USB들도 눈길을 끈다. OTG 메모리 일체형 케이스가 대표적이다. 스마트폰 케이스에 OTG USB를 꽂고 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형태로, 별도로 휴대해야 하는 USB 특성상 케이스 일체형으로 분실의 우려를 없앤 아이디어 제품이다.

 

스마트폰에 꽂기만 하면 스마트폰을 백신으로 검사해주는 기능성 OTG USB도 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에 연결하면 바로 동작이 돼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제품에 내장된 모바일 전용 백신을 통해 악성 앱으로부터 스마트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노동균 기자 yesn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