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 급성장…금융당국 관리 사각지대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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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5.25 17:50 | 수정 2016.05.25 07:00
#1. 최근 A사는 세계 최초로 오토바이 자동충전기술을 개발해 자사에 투자할 경우 100배 이상의 돈을 벌 수 있다며 자금을 모집했다. 하지만 A사의 주장은 모두 거짓으로 피해액이 무려 1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2. B씨는 최근 연평균 15~20%의 확정수익을 내건 크라우드펀딩 온라인 팝업광고를 접하고 정보를 수집했지만, 해당 기업이 실체가 없는 유령회사임로 드러났다. 펀딩사에 항의했지만 해당 회사는 펀딩 자체가 무산돼 자사와는 무관하다는 핑계를 댔다.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전방위 업계로 확산되고 있지만, 이를 관리·감독할 마땅한 규제가 없어 '투자자보호'를 위한 감독당국의 적절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 규모는 약 1000억원 이상을 형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초기 스타트업 지원에 국한됐던 서비스도 식품업계와, 프랜차이즈업계, 엔터테인먼트업계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은 군중을 뜻하는 '크라우드'와 재원 마련을 뜻하는 '펀딩'이 합쳐진 합성어로, 여러 사람에게 조금씩 돈을 빌려 자금을 마련해 10%대 중반의 금리로 빌려주는 금융 서비스다.

크라우드펀딩이 2007년 개인 간 직거래 금융 서비스(P2P 대출)인 '팝펀딩'과 '머니옥션' 사이트가 오픈되면서 국내에 처음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유사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약 40여개 이상의 업체가 영업 중이다.

크라우드펀딩은 서비스 형태에 따라 증권형, 대부형, 기부형, 후원형으로 구분되는데, 이 중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자본시장법에 근거가 마련돼 법적으로 투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나머지 형태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사실상 투자자를 보호할 제도적 근거가 없다.

현재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업체는 인크, 유캔스타트, 신화웰스펀딩, 오픈트레이드, 와디즈, 오마이컴퍼니, IBK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등 8개 업체뿐이다. 따라서 나머지 크라우드펀딩은 회사 운영자의 양심과 능력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하는 구조다.

금융당국의 관리를 받지 않는 크라우드펀딩의 서비스 운영 방식 역시 제각각인데, 국내에서 운영되는 크라우드펀딩의 상당수는 저축은행과 협력해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대부업 자회사를 설립해서 운영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문제는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크라우드펀딩 운영자가 악의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해도 이를 사전에 감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투자가 실패해 손실이 발생했을 때 추심을 할 수 있는 전문성이 떨어져 투자자의 손실을 더 키울 우려가 크다.

이 같은 우려는 해외 사례를 통해서도 기우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 설립된 미국의 P2P금융 기업인 렌딩클업은 이달 9일 부적절한 대출상품 판매 등을 이유로 르노 라플랑셰 CEO가 해임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도 렌딩클럽은 전세계 P2P금융을 대표하는 성공한 핀테크 기업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내부 감사를 통해 2200만달러의 대출이 부당하게 제공됐고, 부당대출에 회사 임원 일부가 관여됐다는 사실이 확인돼 P2P금융의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영국의 P2P 대출업체인 조파(Zopa)는 대출 누적 중개액이 12억700만파운드(2조830억원)에 달하는데, 2014년 영국 정부에 청원해서 관련 규제를 만들었고, 당국의 관리·감독을 자청해 고객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이순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는 "국내 클라우드펀딩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해외와 비교하면 아직 의미 있는 마켓 사이즈로 크지 못했다"라며 "중국이나 미국에서처럼 대규모의 부정사기 대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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