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4차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요소를 많이 갖고 있지만, 성과를 내려면 현재의 대기업 중심 구조를 강소기업 중심으로 재구조조정 해야 합니다."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은 18일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을 초청해 4차산업혁명 관련 대담회를 열었다. / 이진 기자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은 18일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을 초청해 4차산업혁명 관련 대담회를 열었다. / 이진 기자
'제4차산업혁명'의 저자이자 4차산업혁명의 아버지로 불리는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과 대한민국' 특별 대담에 참석했다. 4차산업혁명 세상은 디지털 기기와 인간, 물리적 환경의 융합으로 펼쳐지는 새로운 시대를 말한다.

이날 대담에는 국회 4차산업혁명 공동대표인 송희경(새누리당)·박경미(더불어민주당)·신용현(국민의당) 의원이 참석했고, 이상엽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송희경 의원은 "한국은 4차산업혁명 세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법 규제를 푸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슈밥 회장은 왜 4차산업혁명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알려달라"고 물었다.

세계에서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가진 나라로 비교되는 것이 한국과 독일이다. 한국은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가고 있지만 독일은 한국처럼 대기업 뿐만 아니라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이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슈밥 회장은 "한국은 지금의 대기업 중심 경제를 재구조조정해 강소기업 중심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기업이 끊임없는 재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성공사례를 만들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물고기 생태계의 변화다. 슈밥 회장은 "과거 세상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 세상이었지만, 4차산업혁명의 세상은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 먹는 세상이 될 것이다"며 경제 상황 자체가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사진). / 이진 기자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사진). / 이진 기자
슈밥 회장은 신용현 의원이 질문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R&D) 사업과 4차산업혁명 관련 관계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슈밥 회장은 "R&D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으로 구분되는데, 기초과학이 응용과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혁신 문화를 만들려면 시스템 리더십과 플랫폼 관리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를 아울러 보고 분석할 수 있는 시각을 시스템 리더십으로 정의했다. 리더는 칸막이식·수직적 사고와 함께 수평적 사고를 함께 해야 하며,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유관 산업을 키워갈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제3자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식 공유를 통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가는 플랫폼 관리력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슈밥 회장은 시장에서 화제로 떠오른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단순히 자동차·전자 산업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라 도시계획·보험 등 다양한 방면의 산업과 연계된다"며 "4차산업혁명 세상의 리더는 이들 산업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능력과 함께 언제든지 다른 회사와 손을 잡고 일을 할 수 있는 플랫폼 관리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박경미 의원은 한국이 2018년 소프트웨어 코딩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도입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 슈밥 회장은 "SW 코딩이 강한 국가가 4차산업혁명을 이끌 것이다"고 답했다.

슈밥 회장은 17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한국의 젊은 스타트업 기업 관계자 20여명을 만난 소감도 발표했다. 그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지나치게 정부자금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선전에는 매일 생기는 신생 기업수는 1000개며 중국 전체로 보면 연간 440만개의 기업이 탄생하고 있지만, 한국은 수가 적다"며 "한국이 4차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앞서나가는 것은 맞지만, 성과를 내려면 경직되지 않은 기업 풍토가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하려면 100% 정부 주도로 이뤄지는 스타트업 활성화 문화가 민간자본 중심으로 개선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