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형 아트토이컬쳐 디렉터 "작가와 대중·기업을 잇는 가교역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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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05 10:02
아티스트들이 한땀한땀 정성들여 만든, 작가가 직접 창조한 캐릭터를 입체화 한 '디자인 토이' 전문 전시회가 해외가 아닌 한국 땅에서 움트고 있다.

2017년 올해로 4회를 맞이한 '아트토이컬쳐'는 디자이너와 피규어 아티스트들이 직접 창조한 캐릭터를 입체화한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디자인 토이 전문 전시회다.

디자인 토이는 2000년 초반 홍콩에서 베어브릭 열풍이 불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디자인 토이를 전문으로 하는 전시회는 전세계적으로 매우 드물다. '아트토이'라고도 불리우는 디자인 토이는 일반 캐릭터 피규어와 달리 독특한 캐릭터 디자인과 예술성이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며, 주로 소량 생산되기 때문에 전시회에서 주로 유통된다.

아트토이컬쳐 전시회는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2014년 1회 전시회 관람객은 4만명 수준이었지만 2016년 3회 전시회는 8만명의 관람객을 끌어 들였다. 아트토이컬쳐는 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람객도 함께 즐기는 축제로 기획됐다. 실제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을 살펴보면 여성이 60%를 차지할 만큼 일반인과 여성 참여 비율이 높다.

아트벤처스 박근형 디렉터는 아트토이컬쳐 전시회를 만든 기획자다. 박 디렉터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뒤 미술과 디자인 분야 전시회의 미래 가능성을 보고 가나아트센터에 합류한 인물이다. 박근형 디렉터를 직접 만나 아트토이컬쳐의 현황과 탄생 배경, 미래 비전 등에 대해 물었다.
박근형 아트토이컬처 디렉터. / 김형원 기자
Q. 아트벤처스에 대해 알려달라

아트벤처스는 2015년말 설립된 회사로 가나아트센터 자회사다. 아트벤처스는 디자인 콘텐츠 개발을 모토로 설립된 스페이스 크로프트로부터 출발했다. 스페이스 크로프트는 해외 디자인 가구, 빈티지 가구를 국내에 소개하는 일을 진행했다.

Q. 아트토이컬쳐는 어떻게 탄생됐나?

디자인 가구는 고객층이 아무리 많다 해도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다 보니 사업 유지가 어려웠다.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찾다보니 아트토이를 만나게 됐다. 2012년 세종문화회관에서 홍콩 출신 디자인 토이 아티스트 '마이클 라우' 전시회가 열린 바 있다. 당시 이 전시회에서 국내 아트토이 가능성을 봤다. 2013년 가나아트센터에서 가수 다이나믹 듀오 음반에 국내 유명 피규어 디자이너 쿨레인이 만든 다이나믹 듀오 캐릭터 피규어를 제공한 바 있는데, 음반과 피규어를 구하기 위해 가나아트센터 입구부터 약 400미터의 긴 행렬이 만들어질 만큼 인기가 높았다. 그 때 아트토이의 가능성을 직감했다.

당시 국내에는 아트토이와 관련된 전문화된 행사가 없었고 해외시장 조사가 필요했다. 매년 1월, 홍콩에서는 국제 라이선싱쇼와 토이 페어가 열린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1세대 아트토이 작가들을 직접 만나 한국에서 홍콩・대만・일본에서처럼 아트토이 행사를 하고 싶다고 설명하고 참여 제안을 했다. 작가들이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관심을 보이는 작가들에게는 또 다른 작가를 소개해 달라는 식으로 작가 미팅을 늘려갔다.

홍콩 유명 피규어 제조사 핫토이즈 반응은 냉정했다. 이유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전체 피규어 상품 중 소량이 국내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국내 전시회 참여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일본 피규어 제조사 메디콤토이도 직접 만났지만 한국은 큰 시장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2014년, 어렵게 제 1회 아트토이컬쳐 전시회를 열었다. 당시 100개 정도 부스를 마련했는데 굉장히 어렵게 모은 숫자였다. 30~40%는 해외 작가였다. 전시회는 다행히 많은 작가의 조언을 받았고 호평도 받았지만 운영은 적자를 봤다. 1회 전시회는 레퍼런스를 만들기 위해 작가와 기업들을 무료로 참여시켰다. 무료라고 해도 참여 작가와 기업은 좋은 작품을 관람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선별했다.

전시회는 시장성 확보를 위해 마니아 보다 공연・예술 콘텐츠 소비가 많은 여성층을 타깃으로 기획했다. 아트토이컬쳐는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아트토이 작가들도 더 좋은 작품을 계속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이 커져야 할 필요가 있다.

Q. 해외 아트토이・피규어 전시회 현황은 어떤가?

일본에는 원더페스티벌이라는 피규어 축제가 있다. 원더페스티벌은 하루에 60만명이 모인다. 일본은 애니메이션, 게임 콘텐츠가 강해 피규어도 해당 콘텐츠 캐릭터가 많고 남자가 90% 이상일 만큼 남자 관람객이 많다.

홍콩은 아트토이가 탄생한 땅이다. 1세대 작가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현재는 마블・DC코믹스 작품을 소재로 영화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액션 피규어가 주요 상품으로 떠올랐다. 이 여파로 아트토이 작가들의 시장이 홍콩 현지에서 좁아진 것으로 알고 있고 이 시장이 대만으로 옮겨간 것으로 작가들에게 들었다. 대만은 순수 아트토이 작가들의 활동이 많은 것으로 안다. 작가들은 대만・싱가폴・홍콩을 거치면서 자신들의 작품을 판매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아트토이・디자인 토이란 말은 어디서 왔나? 정의를 내린다면.

사실, 개념과 정의는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것 같다. 많은 피규어 아티스트들이 '디자인 토이'란 단어로 상품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만, 우리는 예술 영역에서 활동해서 그런지 '아트토이(ART TOY)'란 단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토이는 장난감과 피규어를 예술작품으로 만든 것을 지칭한다. 기존에 없던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 토이의 매력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트토이'는 문화와 예술 사이에 존재하는 장난감이다. 아트토이는 문화와 예술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 토이와 아트토이 단어가 양립하는 까닭은 아직 이 시장이 국내에서 성숙하지 않은 탓이라 생각한다. '아트'와 결합하는 것은 순수미술 보다 좀 더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대중들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어려웠던 일은?

작가 섭외가 가장 어려웠다.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런 것 할거에요'라고 말 하고 설득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Q. 올해 아트토이컬쳐의 포인트는?

신생 작가들의 참여가 늘었다.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다. 공모전으로 작가들에게 동기 부여와 자신감을 심어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 결과가 조금씩 보이는 것 같다. 전시회를 3회 진행하니 작가들로부터 신뢰도 높아진 것 같다. 처음에는 우리가 일일이 작가를 찾아 나섰지만 지금은 행사 시작 6개월 전 조기 신청 기간 중에 부스가 꽉 차서 공간을 늘려야 할 만큼 많은 작가가 찾아 준다.

Q. 아트토이가 캐릭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캐릭터 시장 규모는 5000억원 수준이라 알고 있다. 하지만 아트토이가 전체 캐릭터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는 아주 미비한 수준이다. 아트토이컬쳐 전시회에서 발생되는 피규어 판매 매출은 약 14억원 수준이다.

Q. 아트토이컬쳐, 향후 목표는?

아트토이컬쳐를 진행하다 보니 전시회 외에도 피규어 제조도 하게 됐다. 작가 공모전에서 수상작을 제작했다. 기업들에게 주문을 받아 피규어를 대신 만들어 주는 일도 했다. 제조 하다 보니 유통도 하게 됐다. 에이전시 역할도 한다. 작가들이 창작 활동을 하면서 제조・유통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이런 일을 대신한다. 컨설팅도 한다. 기업들은 자기 홍보를 위한 캐릭터를 원하는데 작가와 연결시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일도 한다. 공모전처럼 작가 양성을 위한 컨설팅도 진행한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라이선싱' 업무다. 캐릭터는 인지도가 있어야 사람들이 찾고, 기업 입장에서도 캐릭터가 인기가 있어야 자신들의 상품에 캐릭터를 입힌다. 장기적으로 아트벤처스는 작가와 기업을 연결하는 라이선싱 사업을 하고 싶다.

해외에도 한국 캐릭터를 알리고 싶다. 한국 작가들의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 나가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작가들의 캐릭터가 인기가 높아지면 국내 아트토이 시장은 물론 우리도 덩달아 좋아진다.

아트토이컬쳐 이벤트도 해외로 진출되기를 바란다. 팝컬쳐 이벤트 '코믹콘'은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아트토이컬쳐도 글로벌 디자인 토이 전시회로 자리 잡도록 하고 싶다.
박근형 아트토이컬처 디렉터. / 김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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