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이 세상에 빛을 본 이유는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가 사교 모임에서 만난 마이크로소프트(MS) 직원 때문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이 직원은 스타일러스 펜을 입력 장치로 쓰는 태블릿PC를 자랑했고, 이에 화가 난 잡스가 아이폰 제작을 지시해 만들었다는 것이다.

스캇 포스톨 전 애플 소프트웨어 사업 총괄 부사장은 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컴퓨터역사 박물관에서 열린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이폰 개발은) 잡스가 MS 직원을 싫어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2007년 아이폰 최초 모델의 기능을 설명 중인 스티브 잡스. / 유튜브 갈무리
2007년 아이폰 최초 모델의 기능을 설명 중인 스티브 잡스. / 유튜브 갈무리
포스톨은 "잡스는 친구의 친구인 MS 직원이 스타일러스 펜을 입력 장치로 사용하는 태블릿PC를 자랑하자 화가 났다"라며 "(MS 직원을 만난 뒤 출근한 잡스가) 스타일러스 펜이 아닌 손가락으로 작동하는 터치스크린 장치를 개발하라고 지시했다"라고 말했다. 포스톨에 따르면 잡스는 스타일러스 펜에 거부감을 보였다.

잡스는 "스타일러스 펜을 쓰는 MS는 바보다"라며 "우리는 이미 10개의 스타일러스 펜을 갖고 태어났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가진 10개의 손가락이 스타일러스 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애플은 손가락으로 작동되는 태블릿PC 개발을 시작한 후 터치로 작동하는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지만, 2004년 휴대폰 개발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포스톨은 "커피숍에서 많은 사람이 휴대폰을 사용하지만, 아무도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고 느낀 잡스가 터치스크린 크기를 휴대폰 크기로 줄일 수 있는지 물었다"라고 말했다.

그때부터 애플은 아이폰 개발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퍼플'을 시작했고, 2007년 6월 29일 아이폰을 세상에 출시했다. 애플의 태블릿PC 아이패드가 출시된 건 그로부터 3년 뒤인 2010년으로 늦춰졌다.

하지만 지금은 스타일러스 펜을 경멸하던 애플도, 스타일러스 펜 개발을 자랑하던 MS도 모두 스타일러스 펜을 입력 장치로 쓴다.

IT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MS는 스타일러스에 중점을 둔 '서피스' 라인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에 '애플 펜슬'을 도입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