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증강현실(AR) 지원 스마트 안경을 개발 중인데, 이 제품이 아이폰 매출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는 28일(현지시각) 루프 벤처스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애플의 스마트 안경은 2020년에 출시될 예정이며, 스마트 안경 매출 규모가 아이폰을 넘어설 것이다"라며 "아이폰 매출은 스마트 안경 출시 직전인 2019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먼스터는 스마트 안경이 아이폰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020~2022년 사이 아이폰 매출은 3~4%, 판매량은 2%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아이폰 매출은 2018년 15% 늘고, 2019년 정점을 찍을 것이다"라며 "2020년 스마트 안경이 출시되면 아이폰 판매에 영향을 줘 아이폰 매출이 줄어들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2013년 구글이 공개한 구글글래스를 착용한 여성. / 유튜브 갈무리
2013년 구글이 공개한 구글글래스를 착용한 여성. / 유튜브 갈무리
먼스터는 스마트 안경 출시 후 아이폰 판매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CNBC는 "스마트 안경은 아이폰과 중복되는 기능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사용자가 아이폰을 꺼내지 않더라도 스마트 안경을 이용해 눈앞에서 앱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먼스터는 "스마트 안경은 애플의 차세대 제품이 될 것이다"라며 "스마트 안경 사용률이 늘면 10년 내 애플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 것이다"고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안경을 비밀리에 개발 중이다. 스마트 안경에는 증강현실 기술이 접목돼, 안경으로 바라보는 현실 세계에 가상의 이미지를 덧붙여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커넥티드 게임에 적용된 동작인식 기술 개발업체 프라임센스, 2015년에는 AR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메타이오, 2016년에는 미국 플라이바이 미디어, 최근에는 독일 안구 추적 전문 벤처기업 센소 모토릭 인스투르먼트를 인수하는 등 증강현실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외에도 애플은 지도앱에서 사용하는 스트리트 뷰와 관련된 AR 특허를 보유 중이다. 또한 애플은 지난 5일 세계연례개발자회의(WWDC)에서 증강현실 개발도구 증강현실키드(ARkit)를 선보였다.

하지만 애플이 넘어야할 산도 있다. 애플은 슬림하고 견고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증강현실 기술을 가진 스마트 안경은 무게가 무겁고 사이즈가 큰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구글의 실패 사례도 곱씹어 봐야 한다. 구글은 2012년 증강현실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를 선보였지만, 1500달러(167만원)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배터리 지속시간, 사생활 침해 논란 등 벽을 넘지 못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AR 시장규모는 2017년보다 80% 늘어난 1650억달러(18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