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파워샷 G 시리즈는 디지털 카메라 시장 초창기,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을 일군 주인공입니다. 당시 사용자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캐논 파워샷 G 시리즈, 그 화질과 명성은 오늘날 파워샷 G1·G3·G5·G7 시리즈에 계승됩니다.

최근 캐논은 화질 위주 제품군이자, 시리즈를 이끄는 주력 모델 '파워샷 G1 시리즈' 최신작 'G1 X 마크 III'를 출시했습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 차주경 기자
부피는 일반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수준이지만,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는 DSLR·미러리스 카메라와 동일한 APS-C 타입 이미지 센서를 장착했습니다. 여기에 듀얼 픽셀 CMOS 자동 초점, 고감도, 회전형 모니터 등 각종 편의 기능까지 갖췄습니다.

화질과 편의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와 하루를 함께 보냈습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본체.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본체.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의 외관은 전형적인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입니다. SLR 카메라를 그대로 줄여놓은 듯, 파인더 부는 볼록 솟았고 양 어깨에는 다이얼이 배치됐습니다. 내장 플래시는 수동으로 여닫는 방식입니다. 모드 다이얼이 본체 앞에 달린 점이 독특한데, 검지가 닿는 곳에 배치돼 조작하기 편리합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본체 윗면.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본체 윗면. / 차주경 기자
다이얼과 버튼부에 둘러진, 캐논 고급 브랜드 'L' 렌즈를 연상케 하는 붉은 링이 돋보입니다. 모드 다이얼은 버튼을 누른 후 조작하는 방식으로 오동작을 막습니다. 렌즈는 침동식으로, 평소에는 수납됐다 전원을 켜면 돌출됩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본체 뒷면.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본체 뒷면. / 차주경 기자
뒷면에 전자식 뷰 파인더는 0.39인치 236만 화소로 선명합니다. 모니터는 3인치 104만 화소 회전형·터치스크린입니다. 물론, 터치로 초점 영역을 부드럽게 변경하는 듀얼 픽셀 CMOS 자동 초점도 지원합니다. 누구나 손쉽게 모니터를 눌러 원하는 곳에 초점을 맞추고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배터리·메모리 슬롯.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배터리·메모리 슬롯.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의 전원은 NB-13L 리튬이온 배터리(USB 충전 가능), 저장 매체는 SD 메모리입니다. 본체는 습기와 먼지 침투를 막는 방진방적 처리되며, 무게는 399g으로 가볍습니다. 그립 부에 무선 연결 버튼이 있는데,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이 버튼이 동작해 다소 불편합니다. 배터리가 빨리 소모되는 까닭입니다. 카메라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만 동작하도록 바뀌었으면 하네요.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와 G1 X 마크 II는 1.5형(18.7 x 12.5mm)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습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의 이미지 센서는 APS-C(24 x 15mm) 2420만 화소로 전 모델보다 크기가 크고 화질도 우수합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APS-C 타입 이미지 센서의 화질은 DSLR 혹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그것 그대로입니다. 2420만 화소로 화소수도 높아 잘라내기, 트리밍도 원활합니다. 채도가 높아 피사체를 화사하게 표현하는 캐논 카메라 특유의 발색도 여전합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24mm 예제 사진(위)과 70mm 예제 사진(아래).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24mm 예제 사진(위)과 70mm 예제 사진(아래). / 차주경 기자
이 제품의 장점은 가장 많이 쓰이는 24~70mm 초점 거리를 지원하는 점입니다. 프리미엄 콤팩트 카메라는 대개 단초점 렌즈를 갖췄지만,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는 줌 렌즈를 지원해 촬영 범위가 넓습니다.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 빠르고 정확한 자동 초점은 기본입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조리개 값은 F2.8~5.6으로 일반 표준 줌 렌즈 수준입니다. 대신 이미지 센서 면적이 넓어 배경흐림 효과는 충분합니다.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도 손쉽습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감도 범위는 ISO 100~25600입니다. 캐논 디지털 카메라답게, APS-C 대형 센서를 탑재한 제품답게 고감도 화질이 좋습니다. ISO 1600까지 무난하게 사용 가능하며 ISO 3200 화질도 양호합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모니터를 터치하는 지점에 조용하고 빠르게 초점을 맞추는 '듀얼 픽셀 CMOS 자동 초점' 역시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의 장점입니다. 사진은 물론 동영상 촬영 시에도 편리합니다. 4K UHD 해상도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쉽지만, 편의성을 고려하면 풀 HD 60p 영상도 만족할 만합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를 쓰다보면, 그 옛날 캐논 파워샷 G2의 느낌이 진하게 풍겨옵니다. 인상적인 기계 성능, 만족스러운 화질에 고급 카메라를 다룬다는 충실감 등이 그렇습니다. 실제로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는 DSLR 혹은 미러리스 카메라의 화질과 성능을 작은 본체에 담은, 작지만 단단한 디지털 카메라입니다.

캐논 EOS G1 X 마크 III. / 차주경 기자
캐논 EOS G1 X 마크 III. / 차주경 기자
안타깝게도, 이 제품은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는 115만9000원에 판매중인데, 이 가격으로 캐논 중고급 미러리스 카메라 EOS M6를, 심지어 보급형 미러리스 카메라 EOS M100을 두대 구입할 수 있습니다. 어두운 조리개 값, 평균 수준에 머무르는 동영상·감도 성능, 쉬이 눌려 조작을 방해하는 무선 전송 버튼도 단점입니다.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 예제 사진. / 차주경 기자
그럼에도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의 휴대성과 화질 밸런스는 칭찬할 만합니다. 항상 들고 다닐 '간편한 고화질 렌즈 일체형 카메라'를 원한다면 캐논 파워샷 G1 X 마크 III가 제격입니다. 어쩌면 이 카메라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정의를 바꿀 지 모르겠습니다. '화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휴대하기 편리한 카메라'가 아니라 '화질과 휴대성 모두 만족스러운 카메라'로요.